[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택시'에 출연한 작가 이지성, 당구선수 차유람 부부가 우여곡절 많았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25일 오전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현장토크쇼 택시'(이하 택시)의 사랑 승부사 특집에는 이지성, 차유람 부부가 출연했다.

이지성과 차유람 부부은 13살이라는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해 이목을 끌었었다. 그러나 교제를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우선 이지성은 결혼을 발표했을 때 들은 주변의 반응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태어나서 사람이 이렇게 욕을 많이 먹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자고 일어나니 온 세상이 나를 욕하고 있더라. 인터넷으로 봤었다. 주변에서 댓글을 좀 보라고 해서 무심히 봤는데 거의 97~8%가 욕이었다"라고 말했다.

차유람은 "내 입으로 모태솔로라고 했던 건 아니었다. 예전에 홍진호랑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내가 연애를 안 해봤다고 했더니 그걸 신기하게 생각해서 글을 올렸다. 그걸 기자가 보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식 연애는 처음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시작은 작가와 팬의 만남이었다. 차유람은 "선수는 시즌이 끝나고 텀이 있다. 집에서 휴식을 하는데 무심결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읽었다. 그런데 너무 좋았다. 전혀 몰랐던 이야기를 접하고, 충격도 받고 했다. 정말 팬으로서 누굴 좋아하면 만나고 싶고 해서 팬으로서 트위터로 쪽지를 보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에 쪽지가 왔다. 나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지성은 "처음에는 상상도 안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쪽지를 보냈고, 특별한 사람이니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연예인, 유명인을 많이 만나던 때라 별 생각 없이 나갔었다"고 했다.

오만석은 당시 이지성의 옷차림을 보면 이지성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다며, 옷차림에 대해 물었다.

차유람은 "옷도 별로였고 더 중요한 건 무려 40분이나 늦게 왔다. 그게 만약 남자랑 데이트를 하는 자리였으면 그냥 왔을텐데 팬으로서 만나는 거라 그냥 기다렸다. 바보같이"라며 이지성을 바라봤다.

이지성은 첫 만남에서부터 마음을 빼앗겼다. 그는 "처음 봤는데 되게 놀랐던 것은 몸의 세포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화함으로 가득 찬 느낌이었다. 나는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너무 온화했다"고 했다.

차유람은 "첫인상은 사진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도 너무 좋았다. 이야기도 잘 통하고 이미지나 첫인상도 너무 좋았고 그때는 이미 나도 작가소러 너무 좋아한 상태라 옷이 어떻고, 늦고 이런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지성은 거듭 "나는 일단 느낌이 왔었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보고싶은 그런게 아니라 내면에서 강한 이끌림이 있었다. 가만히 있는데 내 모든 마음이 소용돌이가 치면서 내 정신의 모든게 이 사람에게 향하는 거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이 사람은 나랑 사귈 사람이 아니었다. 둘다 알았다. 그래서 알고 지내며 정신적으로 힘이 되는 존재로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물론 마음을 털어놓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지성은 차유람에게 고백을 해 무려 세 번이나 차였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이지성은 "차유람이 베이징으로 세계대회를 간다고 하더라. 고생을 하고 돌아오는데 뭘 해주길 원하냐고 물었다. 그때 와이프가 뮤지컬을 보고 싶다고 해서 예약을 했다. '레미제라블'을 예매하고 차유람이 드디어 돌아와 뮤지컬을 보기로 했는데 옆자리에 스님 두 분이 앉아 계시더라. 순간 '이게 내게 주는 메시지는 뭐지? 스님의 길을 걸으라는 건가?' 싶었는데 인터미션 때 화장실을 다녀온 차유람이 너무 냉정한 얼굴로 '이제 작가님 못 만나겠다'라고 말했었다"며 첫 번째 차임을 전했다.

차유람은 "나도 이제 여자니까 그런 느낌이 있지 않느냐. 남자로서 진도를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다. 사귀자는 것처럼. 나도 처음에 남편이 이야기를 한 것처럼 너무 잘 알고 싶었고, 내 멘토로 삼고 싶었다. 그러면 관계가 지금만큼도 안 되는 것 아니냐. 그런 두려움에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힘들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차임의 순간도 왔다. 이지성은 "그러다 몇 달 뒤에 꿈을 꿨다. 꿈 속에 와이프가 나타났는데 뭔가 내 도움을 많이 원하는 느낌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트위터 팔로우를 다시 해서 쪽지를 보낸 거다. 그런데 그게 생시였다. 아침에 내가 미쳤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보니 답 쪽지가 와 있더라. '우리 언제 만나죠?'였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이지성은 "나는 만나고 싶었다. 땡큐였다. 굴보쌈을 먹고 싶더더라. 차유람이 그날 정말 예쁘게 꾸미고 나온 거다. 오늘 내게 답을 주려나 보다 싶어 너무 설렜다. 그런데 차유람이 또 그러더라. '죄송한데 우리 이제 못 만날 것 같다'고"라고 말했다.

세 번째 '차임'의 순간도 왔다. 이지성은 "끝난 줄 알았는데 이후 차유람에게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내가 몇 번을 물어봤다. 왜 이러냐고. 혼란스럽다고. 그랬더니 차유람이 그랬다. 나도 마음이 있는 것 같다더라. 그래서 이 사람한테는 사귄다거나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한가 싶었다. 그럼 결혼을 하자는 말을 원하나 싶어서 결혼하자고 했는데 계속 받아주는 것을 보니 느낌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세 번째 만나자마자 결혼을 하자고 했다.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고 내일 여기서 다시 만나자고 하고 차유람도 그러자고 했었다"라며 당시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이지성은 "그때가 금요일이었는데 만나기 한 시간 전에 전화가 왔다. '작가님 내가 주변 사람들을 도저히 설득할 수 없을 것 같다. 내게 모든 것을 걸고 계신 분들이다'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한테 그러더라. 우리 2년 동안 보지 말자고. 2년 뒤에도 만약 둘다 혼자면 그때 결혼을 하자고 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차유람은 "나도 본심이 아니었다. 이지성이 너무 좋은데 선수로서의 경력에도 집중을 하고 싶었고, 나를 지도해주는 감독도 지금은 내게 너무나도 중요한 시기라고 하고, 사실 감독님이 그렇게 지시를 했다. 내가 2년 있다가 이 중요한 시기를 거친 후에는 결혼을 해도 좋다고 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자신이 없어서 일부러 전화로 매몰차게 얘기를 했다"며 속사정을 전했다.

세 번을 찬 후에는 차유람이 더 적극적이었다. 차유람은 "결별 후 집에서 시체처럼 지냈는데 이번에는 진짜 이 사람 없이는 안 되겠다는 것을 알겠더라. 그래서 내가 먼저 연락을 하고 집으로 찾아갔었다. 갔는데 전화도 안 받았다. 내가 간다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며 이지성을 바라봤다. 이지성은 "나를 가지고 노는구나 싶었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차유람은 "그렇게 생각을 했더라. 내가 실제로 올거라고 생각도 안 하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도 집 밖으로 나왔다"라고 했다. 이지성은 "안 올거라고 하면서도 올 수도 있다고 해서 나는 준비를 했다. 흔들릴텐데 혼을 내고 쫓아내야 하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마지막 고백은 차유람이 했다. 차유람은 "얼굴을 보는 순간 어무 반가웠고, 그때 내가 결혼을 하자고, 다 설득하겠다고, 같이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다음으로 가족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나 이지성의 진심이 차유람 부모의 마음을 열었고, 두 사람은 자신들 만의 방법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