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 전문가 안보실장에 군·학자 출신 안배 '진용' 구축

손제민 기자 2017. 5. 2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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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국가안보실 1차장 이상철, 2차장 김기정
ㆍ‘대화파’ 전진 배치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 이상철 전 국방부 군비검증통제단장(60·왼쪽 사진), 2차장에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61·오른쪽)을 임명하면서 안보실 진용의 큰 틀이 꾸려졌다. 정의용 안보실장에 이어 현직 외교안보 당국자가 배제되고, 대화파가 전진 배치됐다.

이 1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며 안보실 운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전략·국방개혁·평화군비통제 업무를 관장하면서 방산비리 등 국방개혁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1차장은 예비역 준장(육사 38기)으로 노무현 정부 북핵 6자회담의 국방부 대표,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군 내의 북핵문제 전문가다. 육군 소령이던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에 실무자로 관여하는 등 일찍부터 군비통제 분야의 전문성을 키웠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12월 리선권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대좌를 만나 천안함 사건 처리 방안 등 남북의 군사적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차장은 2003년 경남대에서 ‘한·미동맹의 비대칭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전역 후 성신여대 안보학 교수로 재직해왔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안보실 개념과 차별화하려고 했기 때문에 군 출신을 안보실에 중용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후속 대응 과정에서 군 출신 인사를 1차장에 앉히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형적인 야전형 군 인사보다 협상 전문가를 택했다.

김 2차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만든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연구위원장을 지낸 학계 인사다. 안보실 2차장은 외교정책·통일정책·정보융합·사이버안보 등 기존의 외교안보수석 업무를 담당한다.

김 차장은 22일 출범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외교안보 분과 위원장을 맡았지만, 이날 안보실 인선으로 분과 위원장직에서 이틀 만에 물러났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초기 외교안보 라인 인선에 혼선을 겪었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보실 인선의 특징은 외교관, 군인 출신과 학자 그룹을 적절히 안배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현직 공무원은 없고 모두 현업을 떠난 지 오래된 인사들이거나 민간 전문가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2004년 외교부를 퇴직한 통상 전문가이고, 이 차장은 전역한 지 4년이 지났다. 김 차장은 안보 관련 공직 경험이 없다.

김 차장의 임명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들이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임명된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66),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정자(62)도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 이상철 1차장 △전남 나주 △육사 38기 △국방부 군비검증통제단장,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대표

■ 김기정 2차장 △경남 통영 △연세대 정외과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정책공간 국민성장 연구위원장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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