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여년 전 모습 그대로..'얼룩 삽살개' 그림 밖으로

이종섭 기자 2017. 5. 2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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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김민규 충남대 교수팀
ㆍ체세포 복제 수컷 2마리
ㆍ김두량 작품과 가장 유사

조선시대 궁중화가 김두량이 1743년에 그린 그림 속 삽살개가 일반적인 삽살개와 달리 털이 짧고 몸에 얼룩이 있는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위 사진). 24일 대전 오월드 어린이동물원에서 사육사들이 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얼룩 단모 삽살개’ 수컷 2마리를 선보이고 있다. 대전 오월드 제공

270여년 전 조선시대 궁중화가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삽살개와 같은 외형을 가진 ‘얼룩 단모(短毛) 삽살개’가 복제돼 일반에 공개됐다. 얼룩 단모 삽살개는 천연기념물(368호)인 삽살개 중에서도 태어날 확률이 매우 드문 희귀한 개로 알려져 있다.

대전 오월드는 24일 김민규 충남대 교수팀이 복제한 얼룩 단모 삽살개 수컷 2마리를 기증받아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김 교수팀이 복제한 얼룩 단모견은 조선 영조 때인 1743년 궁중화가 김두량이 그린 그림 속에 나오는 삽살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보통 삽살개가 장모(長毛)견인 데 비해 김두량의 그림 속 삽살개는 털이 짧고 몸에 얼룩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모견은 전체 삽살개 중 3% 정도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얼룩 삽살개가 태어날 확률은 더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팀은 한국삽살개재단에서 14년 전 태어난 얼룩 단모견의 체세포를 기증받아 이번에 수컷 2마리를 복제했다. 2마리의 단모견은 난자 제공견의 난자를 채취해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를 주입해 대리모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태어났다.

삽살개재단은 현재 3마리의 얼룩 단모견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이번에 복재된 삽살개의 외형이 김두량의 그림 속 삽살개와 가장 유사해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당초 이 삽살개의 자연 번식을 시도했지만 무정자증으로 인해 증식이 불가능하자 복제를 위해 김 교수팀에 체세포를 기증했다. 김 교수팀은 향후 얼룩 단모견의 번식을 통해 암컷을 복제한 뒤 자연번식을 통한 보존이 가능하도록 시도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2005년 황우석 박사팀에서 세계 최초 복제견 ‘스너피’의 복제 과정에 참여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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