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부실한 산불 보상 체계..피해 복구 '막막'
[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건조한 날씨를 타고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매년 400건 넘는 산불이 발생하지만 보험 같은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피해 역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양효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풍을 타고 나흘 만에 여의도 4배 면적을 삼켜버린 강릉-삼척 산불 피해 현장입니다.
50년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는 까맣게 타버렸고, 간신히 불길을 피한 나무들도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재인/피해 마을 주민] "그때 상황은 진화는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사람이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바람이 불고…."
민가 피해도 심했습니다.
불에 탄 주택만 43채에, 80여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언덕 아래 집들은 뼈대만 남거나, 아예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수년 동안 공들인 벌통도, 조경용 고급 나무들도 한순간에 타버렸습니다.
갑작스러운 산불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지 한 달 가까이 돼 가지만, 기초적인 보상이나 복구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보험도 해결책이 못 됩니다.
산지의 주택들이 워낙 낡아 보험사들이 가입을 꺼리고, 산 주인들은 60% 이상이 영세농이라서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보험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옥선/피해 주민] "종이 껍데기 하나 없이 다 탔어요. (집은) 금방 못 지어요. 돈이 없어서요. (보험은) 들었다가 넣기 힘들어서 해지했어요."
또 산에 심은 나무나 벌통, 임산물을 보상하는 보험 상품은 거의 없습니다.
한 해 산불 보험 가입자 수는 규모가 큰 산을 가지고 있는 산주들 중심으로 10여 명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승준/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정부에서 정책성 보험을 통해서 보험료를 일정 부분 지원한다든가, 보험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 등을 보조를 해줌으로써…"
우리나라 전 국토에서 산림의 비율은 63%.
세계 4대 산림국에 걸맞은 재해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양효걸기자 (amadeu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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