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5월 24일 뉴스초점-슬픈 커피공화국
일본의 한 교수는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이라는 책에서 커피가 세계 역사를 움직였다고했습니다.
17세기 유럽에 전파된 커피는 인간의 나태함과 한계를 극복하게 해 유럽의 근대화를 가져왔고,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도 미국의 커피 문화 때문이었다고 설명합니다. 'Coffee Break'라는 표현처럼 커피는 일하는 도중에 정신을 차리도록 마시는 것이었다는 거죠.
이 말,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현대에도 적용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이죠?
오늘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한 명이 마신 커피는 377잔이었습니다. 커피를 아예 안 마시는 사람을 빼면 대부분 하루 한 잔 이상씩은 꼬박꼬박 마시고 있는 거죠.
이렇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커피 시장은 2014년 4조 9천억 원대에서 지난해에는 6조 4천억 원대로 커졌습니다.
문제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 수보다 커피전문점 수가 더 빨리 늘어나 전국에 9만 개나 된다는 겁니다. 골목마다 있는 편의점보다도 두 배나 많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지만, 커피전문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1,300여만 원. '힘들다'·'죽겠다' 하는 소상공 업종의 전체 평균과 비교해도 1/3 수준밖에 안 됩니다. 우리가 흔히 자영업자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치킨집 수준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커피가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커피는 아니, 커피 전문점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기엔 너무 많은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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