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미화' 집필기준부터 손질..검정 역사교과서 집필 늦어질듯

김현정 기자 입력 2017. 5. 24. 19: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9년 도입"vs"2020년 도입" 주장 엇갈려
교육부 "결정된 바 없어..교육계 의견 수렴할 것"
고교 검정 한국사교과서 8종 모습./뉴스1 © News1 장수영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교육부가 오는 8월로 예정된 중·고교 검정 역사교과서의 심사본 제출시한을 올해 말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검정교과서의 개발 기간이 턱 없이 부족해 '졸속집필'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역사학계에서는 단지 심사본 제출시한을 몇 달 미루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논란이 됐던 집필기준을 고치고, 검정교과서 내용을 다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중·고교 검정 역사교과서 심사본 제출시한을 올해 8월에서 오는 12월 또는 내년 5월로 연기하는 방안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검정역사교과서 개발에 참여한 5개 출판사 담당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심사본 제출시한을 올해 말 등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안건이 나왔다"며 "출판사와 집필진의 의견을 수렴해 검정교과서 개발 일정을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정교과서 폐지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2018년부터 적용 예정인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 체제를 검정 체제로 전환하도록 교육부에 요구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에는 국정교과서 폐지와 함께 검정교과서를 차질없이 준비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 16일 역사교과서를 다시 검정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 고시'를 행정 예고했다. 아울러 내년 적용 예정인 2015 역사과 교육과정 도입시기와 검정 일정 변경에 관해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검정교과서 심사본 제출시한이 오는 12월이나 2018년 5월로 미뤄질 경우 교과서 제작 기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가지 안은 검정교과서가 2019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동안 검정교과서의 경우 통상 2년이 걸리는 교과서 개발일정을 1년 안에 끝내야 했기 때문에 '졸속집필'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검정교과서의 제작 자체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일미화' 논란을 일으킨 국정교과서 편찬 기준을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에 그대로 사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검정교과서를 개발하기에 앞서 2015 역사과 교육과정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검정교과서의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학계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행 2018년에서 2019년으로 1년 정도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과 철저한 교육과정 개정을 위해 2020년까지 2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일단 검정교과서 개발을 중단하고 2015 역사과 교육과정 보완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여름방학동안 교육과정을 수정해 10월초 바뀐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내놓고, 이 기준에 맞춰 검정교과서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정교과서 심사본 제출시한을 내년 6월까지 미루고 12월까지 검정작업을 끝내면 2019년 3월 학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도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김태우 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검정교과서 심사본 제출시한을 오는 12월이나 내년 5월로 하는 것은 교과서 도입 시기를 2019년으로 한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며 "집필 기간을 조금 더 확보한다는 의미지 두 가지 안 모두 교육과정 개정에는 턱 없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 말까지 역사과 교육과정 재수정에 매진하고, 내년부터 2019년 중반까지 1년 반 동안 교과서 집필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그 후 6개월정도 심사 과정을 거쳐 2020년 1학기에 검정교과서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으로 예정된 새 검정교과서 적용 시기를 어느 정도 미룰 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수정할 지 여부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hjkim9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