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테러범,피해 극대화 장소· 시간 노려..각국 경기장·공연장 '비상'

조인우 2017. 5. 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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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업계 "공포 확산이 테러범이 노리는 것"

【맨체스터(영국) = AP/뉴시스】2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시내의 앨버트 광장에 마련된 테러 희생자 추모의 장소에서 한 남성이 촛불을 켜고 있다. 2017.05.24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연장, 경기장 등의 장소가 테러범에게 풍부한 먹잇감을 제공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BS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22일 22명의 사망자와 59명의 부상자를 낳은 맨체스터 테러범의 폭발물 설치 위치와 폭발 타이밍이 고도로 전략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테러는 젊은 음악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직후 공연장 외부 로비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근의 맨체스터빅토리아역과 연결되는 통로다.

국토안보 전문가 프랜 타운센드는 23일 'CBS의 디스 모닝’에서 "출구가 많은 맨체스터 아레나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목적으로 대중교통과 연결되는 출구를 선택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보안검색은 입장 시에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보안검색을 한다고 해도 테러범들은 그 허점을 찾아낼 것"이라며 "군중은 여전히 이런 류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모렐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역시 같은 프로그램에서 "테러범이 대규모 이벤트의 취약점을 노렸다"며 "아주 정교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범은 사상자를 극대화할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보안이 끝나는 곳은 어디에든 있다. 그게 테러범이 노렸던 것이고 미국에서도 항상 가능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아레나를 관리하는 SMG는 "우리에게는 이번 테러가 발생한 위치에서의 보안을 관리할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탐지견, 금속탐지기 등 보안검색 과정으로 공연장이나 경기장에 어떤 '요새’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보안의 경계에는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맨체스터 테러는 장소가 공연장이라는 점에서 지난 2015년 11월 파리의 작은 공연장 바타클랑에서 발생한 테러와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안업체 이벤트세이프티얼라이언스의 스티븐 아델만 부회장은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며 "오히려 2013년 미국에서 발생한 보스톤 마라톤 대회 테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NYT에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나쁜 의도를 가진 테러범들에게는 그저 '대상’이 풍부한 환경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맨체스터=AP/뉴시스】2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알버트 홀에서 폭탄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7.5.24.

마이클 다우닝 전 로스앤젤레스 경찰부청장은 "엔터테인먼트 장소가 테러범들의 소프트타깃이 됐다"며 "이번 사건으로 공공장소를 감시하기 위한 추가적인 기술의 필요성이 입증됐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예견 됐던 일"이라며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가 전자 책자 등을 통해 경기장, 공연장, 쇼핑몰 및 교통의 중심지에서의 테러를 장려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문화·스포츠 산업 전반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보안을 강화하면서 문화행사가 경직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밴드 '폴 아웃 보이' 등을 매니지먼트하는 크러시뮤직의 조너선 대니얼은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은 인생의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 중 하나"라며 "그런 경험을 잃는 것은 끔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연예매니지먼트사 WME의 마크 가이거는 "이번 테러로 공연장과 제작사가 더 강력한 보안 조치를 취하고 아티스트들도 더 많은 보호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콘서트 업계는 활발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팬들은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기꺼이 티켓을 구매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업계는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며 "공포가 확산되는 것이 바로 테러리스트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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