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보름>"우유부단·아바타" 문재인, 과감·속도 장착 '사이다 리더'로

김병채 기자 2017. 5.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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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문재인'의 정치적 리더십은 '후보 문재인'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15일이란 짧은 기간에 대한 평가가 성급할 수 있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의 가장 큰 변신은 과거에 보여주지 못했던 속도감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들이 도맡았는데 소장파 법학자를 앉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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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감찰·檢 기습 인사에

국정교과서 등 공약마다 실행

“시원하다·기대된다” 평가 속

“이미 준비된 시나리오” 지적도

‘대통령 문재인’의 정치적 리더십은 ‘후보 문재인’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15일이란 짧은 기간에 대한 평가가 성급할 수 있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우유부단하고 심지어 진영의 ‘아바타’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최근에는 과거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과감한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개혁을 시도하면서도 동시에 소통과 통합 행보를 중시해 새로운 리더십을 선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가장 큰 변신은 과거에 보여주지 못했던 속도감을 장착했다는 것이다. 최근 검찰 인사가 대표적 사례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문 대통령은 공개 업무 지시를 통해 감찰을 지시했고,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시하면서 검찰이 술렁일 조짐을 보이자 기습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더구나 이 전 지검장보다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 아래로 박근혜정부에서 한직을 떠돌았던 윤석열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승진 발령하는 파격적 조치였다. 이에 대해 여당의 전직 의원은 “YS의 하나회 청산을 연상케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국정교과서 고시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허용, 세월호 참사 당시 숨진 기간제 교사 순직 처리 등 대선 당시 약속했던 일도 행정 조치를 통해 일사천리로 실행에 옮기면서 ‘사이다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파격적인 인사를 계속 밀어붙이면서 과거와 달리 추진력과 강단도 보여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윤 지검장 인사에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임명해 이미 검찰개혁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들이 도맡았는데 소장파 법학자를 앉힌 것이다. 청와대 인사수석에는 여성인 조현옥 수석이 임명됐고, 청와대 내부에서 재정과 인사를 맡는 총무비서관 자리도 역대 정권 실세들이 왔던 관행을 깨고 기획재정부 공무원 출신인 이정도 비서관을 인선했다. 역시 전 정권에서 대부분 검사들로 채웠던 공직기강비서관에는 현직 감사원 국장 출신을 발탁했다. 대선 경쟁 상대였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삼고초려 끝에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불러왔고, 여성이자 비외무고시 출신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내정자 지명도 파격이었다.

파격적인 인사와 속도감 있는 조치들에 대해 ‘속 시원하다’ ‘기대감을 심어준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개혁의 수위와 속도, 조치의 수순을 영리하게 조정해왔고 무엇보다 진영논리를 넘어서 소통과 탕평에 무게를 두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준비된 시나리오를 따르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극단적인 도발이나 한·미동맹의 균열 등 위기 상황에서 창의적이고 과감한 대응 능력을 보여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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