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머리에 담긴 이승우의 우승목표 '더이상 꿈 아니다'

이석무 2017. 5. 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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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이승우는 옆머리를 완전히 쳐낸 '투블럭'스타일에 윗머리는 검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이승우는 헤어스타일에 대해 "6번 승리하겠다(월드컵 우승)는 의미다. 또 내 이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바르셀로나는 이승우가 광성중학교 1학년이던 2011년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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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한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에서 이승우가 첫 골을 성공시킨 뒤 신태용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이승우는 옆머리를 완전히 쳐낸 ‘투블럭’스타일에 윗머리는 검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양 옆에는 글씨를 새겼다. 왼쪽 머리에는 노란색 글씨로 ‘SW’자를 넣었고, 오른쪽 머리엔 V자 형태를 그렸다. 이승우는 헤어스타일에 대해 “6번 승리하겠다(월드컵 우승)는 의미다. 또 내 이름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때만 해도 이승우의 다소 치기어린 호언장담 처럼 보였다. 이제는 더이상 아니다. 대회 개막 후 아프리카 복병 기니에 이어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까지 제압했다. 우승후보로 거론해도 손색없는 경기력이었다. 스스로 ‘우승’을 언급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실제로 U-20 대표 선수들은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하나같이 “목표는 우승”이라고 입을 맞췄다. 단순한 자신감 때문 만은 아니었다.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스스로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평가전 승리를 통해 그것을 직접 확인했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에서 펄펄 날고 있다. 한국 축구를 이끌 엄청난 재능임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2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기록했다. 단순히주워먹은 골이 아니다. 엄청난 개인능력으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키면서 만든 명장면들이다.

20일 기니와의 개막전에선 상대 수비수 5명 사이를 뚫고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3일 아르헨티나전에선 센터라인부터 30m 넘게 혼자 질주하며 수비수들을 따돌린 뒤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까지 뽐냈다.

득점 장면을 지켜본 모든 이들은 절로 감탄사를 쏟아냈다. 우리 대표팀이 골을 넣어서가 아니라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환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우리나라 축구선수가 맞나”하고 스스로에게 반문하는 관계자도 있을 정도다.

이승우는 어릴 적부터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바르셀로나는 이승우가 광성중학교 1학년이던 2011년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계약을 맺었다. 19살이 된 지금까지도 이승우의 성장과 발전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만 오면 제 실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해했다. 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국내 축구계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았다. 이승우를 살리기보다는 팀에 이승우를 맞추려 했다.

신태용 감독은 달랐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다. 다른 지도자 같으면 한 마디 했을 헤어스타일도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미가 좋아서 잘했다고 했다”며 “오히려 기자들을 의식해 너무 색이 바랜 것 같더라. 염색을 더해도 좋다”고 격려했다. 이승우를 바꾸기 보다 스스로 눈높이를 이승우에게 맞췄다.

이승우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신태용 감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스스로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동료에게도 기회를 만들어준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다. 기니전에선 다리에 쥐가 나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이승우는 골을 넣을 때마다 신태용 감독에게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지도자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신태용 감독도 이승우가 달려올 때마다 환한 ‘아빠미소’로 맞이해주고 있다.

단지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어서가 아니다. 지금 U-20 대표팀은 선수와 지도자가 서로 이해하고 하나되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성적을 넘어 한국 축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이승우와 신태용 감독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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