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POINT] '지지 않는' 신태용호, 버티는 힘이 생겼다

임기환 입력 2017. 5. 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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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POINT] '지지 않는' 신태용호, 버티는 힘이 생겼다

(베스트 일레븐)


신태용호가 달라졌다. 쉽게 무너지는 모습은 이제 없다. 버티는 힘이 생겼다.

23일 오후 8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조별 라운드 2차전에서 한국 축구 U-20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2-1로 꺾고 2연승으로 A조 1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전반 18분에 나온 이승우의 선제골과 전반 42분 터진 백승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후반 5분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아르헨티나를 물리쳤다. 이제 한국은 오는 26일 잉글랜드를 상대로 A조 1위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한국 축구 역사상 FIFA 주관대회 첫 2연승 16강 진출이다. 기니전 3-0 승리에 이어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었다. 능력은 충분했다. 두 경기에서 다섯 골을 넣었고 한 골을 허용했다. 아르헨티나가 골을 넣기까지 총 140여 분 동안 실점이 없었다.

확실히 달라졌다. 신태용호는 그간 빠르고 강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타당한 평가였다. 실제 골을 잘 넣고도 실점이 잦아 그르치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1월 카타르에서 열렸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다. 당시 신태용호는 전반 20분 권창훈, 후반 2분 진성욱의 연속 골로 앞서가다가 후반 22분, 후반 23분, 후반 36분에 내리 세 골을 내주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 경기는 신 감독을 따라다니는 낙인이었다. ‘능력은 있지만 지키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평이 그를 따라다녔다. 틀린 말이 아니니 부인하기도 힘들었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필요했고, 실제로 달라졌음을 증명해야 했다.

지난해 리우 지 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피지(8-0 승)·독일(3-3 무)·멕시코(1-0 승)를 상대로 한 조별 라운드에서 쇄신의 기미를 보였다. 독일전에서 난타전이 있었긴 해도, 상대가 독일이었음을 감안하면 무승부라는 결과는 충분히 칭찬할 만했다. 그러나 16강 온두라스전에서 0-1로 패하면서 호평은 한풀 꺾였다. 이때도 압도적 점유율과 경기력을 보였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그런 신태용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을 통해 또 한 번 쇄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확정하는 힘이 강해졌다. 그간 앞서 나가다가도 꼭 골을 내줘서 무승부 혹은 패했던 이미지를 확실히 씻었다. 기니전에선 1-0의 불안한 스코어를 2-0, 3-0으로 만들었고, 아르헨티나전에선 2-0에서 한 골 내주긴 했어도, 후반 종료까지 악착한 수비를 선보이며 경기를 셧오프했다. 이는 신태용호의 기존 이미지를 생각하면 대단히 괄목할만한 결과다.

선수들 역시 신태용호의 달라진 점에 대해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무수한 선방을 선보였던 송범근 골키퍼는 경기 후 “(우리도) 후반 초반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어쨌든 잘 버텨서 승리를 얻었다”라며 신태용호의 달라짐에 대해 언급했다. 페널티킥 판정을 이끌어내며 승리의 파랑새를 자처한 공격수 조영욱은 “예전엔 이기고 있을 때 지킬 수 있는 힘이 떨어졌다. 그러나 팬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미드필드 라인부터 지켜내려고 노력한 게 주효했다”라며 송범근의 주장에 살을 보탰다. 요컨대 리드를 지켜내는 힘이 확실히 강해졌다는 주장이다.

이제 신태용호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신 감독은 실패한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취약점을 분석하고 실제로 개선해 나갔다. 신나고 재미있는 공격 축구만 추구할 게 아니라, 수비를 바탕으로 실리도 잡아야 함을 명확하게 인지·적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보인 ‘버티기’를 꾸준히 보인다면, 이번 대회에서 신태용호가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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