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모던하우스 팔고 애슐리 안은 이랜드..말 못할 사정?

김민석 기자 2017. 5. 2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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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넘기 위한 '고육지책' 평가도
이랜드 "높은가격 제시받아 계획수정한 것"
'모던하우스' '매장(위)애슐리' 매장©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이랜드그룹이 '알짜배기' 라이프스타일숍 브랜드 '모던하우스'를 7000억원 상당에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임금체불 논란에 휩싸였던 외식사업부는 유지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랜드는 지난해 '티니위니'를 중국 브리그라스에 8770억원에 매각한데 이은 두 번째 '빅딜'로 두 브랜드만으로 1조6000억원을 거둬들인 콘텐츠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모던하우스보다 보름 앞서 매각 이슈에 언급된 외식사업부 매각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 내놓은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두 브랜드로 1조6000억원"…이랜드 콘텐츠경쟁력 강조

24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이랜드는 6주간 실사와 가격협상 끝에 외식사업부는 거래에서 제외하고 모던하우스만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합의했다. 이달 안에 영업양수도 본계약을 체결한다.

MBK파트너스는 이랜드리테일 유통점(NC백화점·2001아울렛·뉴코아아울렛)에 입점한 모던하우스 매장에 대해 향후 10년 동안 유지한다는 조건을 요구했고 이랜드는 이를 수용했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모던하우스가 보유한 매출규모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대형마트 홈플러스와의의 시너지 효과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스타일숍 'JAJU(자주)'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 입점해 고성장하고 있다.

이랜드는 이번 모던하우스 매각으로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한 번에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며 '애슐리' '자연별곡' 등을 운영하는 외식사업부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랜드 관계자는 "외식사업부는 집객 효과가 높아 그룹주력사업인 패션·유통과 시너지 효과가 큰 부문"이라며 "향후 온라인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 브랜드 가치를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위험 수위에 오른 재무구조를 단기간에 개선하기 위해 그룹의 '캐시카우'인 모던하우스를 매각하는 큰 결심을 내린 것으로 풀이했다.

모던하우스는 현재 전국 63개 매장에서 연매출 약 3000억원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600억원 상당을 거두는 알짜 사업이다. 반면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 수익성은 적자·흑자전환을 반복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던하우스 등 라이프스타일숍은 외식부문 못지않게 유통과 시너지가 크다"면서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MBK가 높은 가격을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수익성 좋은 알짜 브랜드는 팔고 그렇지 못한 외식사업부문은 안은 셈"이라며 "이랜드가 밝힌 매각 배경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측은 모던하우스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임대료선급분 포함 약 7000억 원)을 제시받아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드그룹 전체가 1년 동안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영업이익(EBITDA) 수준인 7000억원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어 아쉬울 게 없었다는 것.

이랜드가 모던하우스를 충분한 가격으로 빠르게 매각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유통망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 의향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랜드는 글로벌그룹을 포함 많은 기업들이 모던하우스에 대한 인수의사를 보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 공개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배타적 가격 협상권을 MBK파트너스에 부여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랜드리테일 뉴코아 강남점© News1

◇신용평가사 "7000억 수혈 확정되면 유동성 대응 긍정적"

이랜드 측은 MBK파트너스에선 외식사업부도 함께 인수하길 원했지만 자사가 모던하우스만을 매각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랜드 고위 관계자는 "두 부문에 대한 인수의사가 동시에 들어왔고 매각 검토도 묶어서 진행됐다"면서 "모던하우스 가격을 높게 제시받으면서 계획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프스타일숍보다 외식부문의 집객 효과가 더 큰 점 등을 고려했고 양사가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이랜드의 모던하우스 매각과 관련 추후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모던하우스의 매각가가 예상보다 높고 매각자금으로 유동성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계약이 체결돼 대금 거래 시점이 확실시되면 그에 대한 의견표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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