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찢어져" 김성근 퇴진, 선수단도 충격·당혹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24 06: 13

김성근 감독, 선수단과 인사도 못하고 떠나  
선수들, "왜 지금인가, 마음이 찢어져" 한숨
"마음이 찢어진다". 

한화의 한 선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2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전해진 김성근 감독의 사의 표명 소식에 한화 선수단 전체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김성근 감독이 한화를 떠날 것이란 건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상당수 선수들이 김 감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고 마지막을 최대한 좋게 마무리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시즌이 100경기 넘게 남이있는 시점에서 김 감독이 물러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 감독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진 23일 오후 2시30분쯤, 한화 선수들은 평소처럼 그라운드에서 훈련 중이었다. 몇몇 코치가 길게 전화통화를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선수들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A선수는 "감독님이 진짜 경질됐나?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누가 감독을 하는가"라며 "감독님이 언젠가 물러나실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나가실 줄은 몰랐다. 감독님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이렇게 팀을 나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이 명예회복은 하고 떠냐서야 하는데…, 인사도 못 드렸다"고 몹시 안타까워했다. 
B선수는 "뭐 어떻게 하겠는가. 감독님이 떠나도 선수는 야구를 해야 한다. 그게 프로야구 선수 아니겠나"면서도 "감독님이 나가실 것이란 낌새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일요일(21일) 경기 9회말에 감독님을 본 게 마지막이다. 선수단과는 인사도 못했다. 마음이 조금 그렇다. 그게 인생 아니겠나. 마음이 찢어진다"고 이야기했다. 
C선수는 "전혀 몰랐다. 소식을 듣고 난 뒤 감독님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를 않으셔 인사도 못 드렸다. 감독님과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인사는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퇴진은 감독님 뜻이 아닌 것으로 안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팀 분위기도 좋지 않다"고 귀띔했다. 
사실 김 감독은 지난 2년 반을 이끌며 선수단을 완전히 장악하진 못했다. 특타와 같은 훈련뿐만 아니라 소통 방식에 있어 강압적인 리더십으로 몇몇 선수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 감독의 퇴진을 겉으로 크게 티내진 않아도 속으로나마 반기는 선수들도 분명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선수 개개인의 관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김 감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3년이란 시간 동안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 김 감독을 좋아하는 선수든, 그렇지 않은 선수든 갑작스런 퇴진에 놀란 마음은 같다. 예고없이 찾아온 김 감독과 이별에 한화 선수단도 큰 혼란에 빠졌다. 팀을 이끌 새로운 수장이 누가 될지도 선수단 사이에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한화 팀 분위기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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