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권 잡은 박종훈, 한화도 본격 '프런트 야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24 06: 07

김성근 감독이 물러났다. 박종훈 단장 체제로 전면에 나서는 한화도 본격적인 프런트 야구를 시작한다. 
한화는 지난 23일 김성근 감독의 사의 표명을 내부 회의 끝에 최종 수용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 2014년 10월 한화 10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김 감독은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했다. 2015년 6위, 2016년 7위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올해도 9위로 고전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김 감독도 변명의 여지없다. 2년 반 동안 김 감독은 리더십이나 용병술에서 모두 시대에 역행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성적으로 논란을 덮은 김 감독이었지만 한화에선 달랐다. KBO리그 시대와 환경이 변했고, 오랜 기간 성공가도를 달린 김 감독의 방식도 더는 통하지 않았다. 

이미 한화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야구인 출신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프런트 야구 선언을 알렸다. 박종훈 단장은 SK와 두산 2군 감독, LG 1군 감독, NC 육성이사를 거치며 현장·프런트를 두루 경험한 야구인으로 인정받아 한화에 스카우트됐다. 김 감독에 집중된 권한을 축소하며 견제하는 역할이었다. 
애초부터 이뤄질 수 없는 조합이었다. 야구 인생 내내 철저한 1인 리더십으로 모든 것을 직접 총괄해온 김 감독에게 전권을 빼앗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과거 현장 지도자 시절 때부터 강성으로 유명했던 박 단장 역시 김 감독과 대립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캠프부터 시즌까지 갈등관계가 이어졌다. 
결국 파워 게임에서 밀려난 김 감독이 홧김에 내뱉은 사의 표명이 결국은 퇴진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이 물러난 만큼 한화는 실권을 잡은 박종훈 단장 체제로 움직인다. 이미 2군 퓨처스리그 선수단 운용과 1군 선수구성은 박 단장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이젠 1군 운용에 있어서도 깊숙이 개입할 듯하다. 
박 단장은 김 감독의 퇴진이 알려진 23일 오후 선수단 미팅을 직접 소집했다. 일부 선수들은 "단장이 왜 선수단을 집합시키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박 단장은 구단 관계자, 이상군 감독대행에게 대신 미팅을 지시하며 자리를 피했다. 취재진과 대화를 이유로 빠졌지만 박 단장은 취재진도 만나지 않았다. 김 감독이 퇴진한 상황에서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했다. 
하지만 이미 구단 안팎에선 박종훈 단장이 전면에 나서 팀 전체를 움직일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프런트 야구의 최대 장애물이자 걸림돌이었던 김 감독이 사라진 만큼 완전한 프런트 야구가 가능하다. 성공 모델을 제시한 넥센처럼 한화도 박종훈 단장 체제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모른다. 다만 그 바람이 팀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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