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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궤양성 대장염·크론병…`염증성 腸질환` 주의보

이병문 기자
입력 : 
2017-05-24 04:03:03
수정 : 
2017-06-10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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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새 환자 30% 늘어…갑작스런 복통·혈변 등 반복
방치땐 腸폐색·대장암 위험…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
소화기관 전반 다발성 염증…크론병이 훨씬 치료 어려워
가장 많이 알려진 장(腸)질환은 식중독에 의한 '감염성 장염'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만성 소화기질환인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다. 이들 질환은 갑작스러운 복통, 설사, 혈변 등이 반복되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계통에 발생해 한 번 발생하면 잘 낫지 않아 평생 관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각각 3만8212명과 1만9204명으로 2012년 대비 각각 26.6%, 30.4% 증가했다.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는 같은 기간 남성이 30%, 여성이 24% 증가했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박재석 소화기센터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으로, 발견이 늦을수록 치료가 어렵다"면서 "질환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몸속 면역체계가 장기를 공격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보다는 서양에 환자가 많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급증한 것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염증성 장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모두 장내 염증을 비롯해 혈변, 복통, 설사, 체중감소 등의 공통적인 증상이 나타나지만 세부적인 차이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 병변이 시작돼 점차 안쪽으로 염증이 전파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으로 병적인 변화가 흩어지지 않고 모두 연결돼 있다. 반면 크론병은 대장을 비롯해 직장, 소장, 식도 등 위장관 전반에 걸쳐 염증이 일어나며 병변이 연속되지 않고 여러 곳에 다발성으로 발생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심하면 대장 절제를 통해 완치가 가능한 반면, 크론병은 이러한 절제술로도 완치가 어렵다. 염증성 장질환은 젊은 층에 많은 것이 특징이지만 크론병은 지난해 전체 환자 중 70%가 만 40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궤양성 대장염은 20~40대 환자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악화되는 시기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시기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순환으로 인해 실제 병이 진행되는 속도에 비해 환자가 느끼는 임상 증상이 약하거나 혹은 병이 완치됐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문제는 이때 장 천공, 장 폐색, 대장암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경도, 중등도, 중증 등 크게 세 단계로 나눠 치료한다.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제가 있지만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심한 합병증(장협착 등)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주로 경도와 중등도를 대상으로 염증 완화나 정상 상태 유지를 위해 환자 체질에 맞춰 한약재, 침, 뜸 등의 한방 치료를 한다.

특히 염증수치(CRP)가 잘 떨어지지 않으면 금은화(金銀花), 황련(黃連)과 같은 항염증 효과와 면역조절작용이 우수한 한약재를 사용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화기보양클리닉 박재우 교수는 복통, 설사, 혈변, 피로,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양방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약 8주간 한방 치료를 병행한 결과, 염증수치 정도를 나타내는 CRP 수치가 치료 전 평균 3.88㎎/㎗였던 것이 치료 후 평균 1.58㎎/㎗로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장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시경 검사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장내 염증과 궤양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대장암을 비롯한 다른 장질환의 진단 또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염증으로 인한 손상이 작은 만큼 치료 예후도 좋다. 더불어 난치 질환이어서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할 경우도 생기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면 일반인과 같은 삶을 누리는 데 지장이 없다.

일상생활에서의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오염 가능성이 있는 길거리 음식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이나 커피 등 장을 자극하는 음식도 피해야 하며 사람에 따라 생야채나 콩, 과일주스 등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재석 센터장은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와 관리에 있어 자의적 판단으로 복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 염증 재발과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절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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