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꼬리표 붙이니 공유 횟수 오히려 급증

성유진 기자 2017. 5. 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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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단속정책 효과 못내
“과거 아일랜드인 수천 명이 미국에 노예로 끌려왔었다”는 내용의 가짜 뉴스. 가짜 뉴스임을 뜻하는 ‘논쟁 중(disputed)’ 표시가 붙었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공유 수가 늘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올해 초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내놓은 가짜 뉴스 차단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가짜 뉴스를 정확하게 거르지 못하거나 가짜 뉴스로 판정받은 기사들이 오히려 더 인기를 끄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 온라인 매체 뉴포트버즈가 만든 '아일랜드 노예무역'이란 기사에 가짜 뉴스를 뜻하는 '논쟁 중(disputed)' 표시를 붙였다. 이 기사는 '과거 아일랜드 사람 수천 명이 미국에 노예로 끌려왔었다'는 내용으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였다. 이 기사는 가짜 뉴스 딱지가 붙은 이후 공유 횟수가 오히려 급증했다. 뉴포트버즈 운영자인 크리스티안 윈스럽은 "인종주의자들이 몰려와 '페이스북이 진실을 억압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앞다퉈 기사를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짜 뉴스를 거르는 기능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ABC뉴스가 가짜 뉴스로 판별한 12개 기사 중 절반 이상이 진짜 뉴스로 공유됐다. 이 기사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등 황당무계한 내용이었다. 가짜 뉴스 제작자로 유명한 폴 호너도 "내 기사 중 일부는 차단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상징하는) 흰머리독수리 사냥을 허용하는 명령을 내렸다'는 등 다른 기사들은 문제없이 공유되고 있다"고 했다. 가짜 뉴스로 판명나도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상태여서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도 많다. 페이스북과 제휴해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업체인 '폴리티팩트'의 애런 샤락만은 "가짜 뉴스라고 판단하기까지 최대 일주일이 소요된다"며 "가짜 뉴스에 딱지를 붙여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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