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마린' 장경환, 팬과 자신을 위한 꿈을 말하다

입력 2017. 5. 24. 00:09 수정 2017. 5. 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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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리그는 초기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단일팀 체제로 바뀐 2015년 이후로 스프링과 서머 두 번의 스플릿이 진행된다. 선수들에게는 어떤 시즌이든 모두 중요하지만, 우승 시 롤드컵 직행이 결정되는 서머 스플릿에 더 무게를 두고 한 해를 보낸다.

2015년 SK텔레콤 T1 소속으로 롤드컵에서 우승한 다음 해 중국 LGD로 떠났다가 한국으로 복귀한 '마린' 장경환 역시 현 소속팀인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서머 스플릿을 대비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에서 3승 6패라는 만족하지 못할 성적을 거뒀지만, 1라운드 후반 전 소속팀인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부터 분위기를 바꿔 2라운드에서는 6승 3패라는 성적을 낸 장경환과 아프리카 프릭스는 아쉽게도 포스트 시즌 와일드카드전에서 패배하며 스프링 스플릿을 마무리했다.

스프링 스플릿에서 아쉬움과 희망을 모두 찾은 아프리카 프릭스가 서머 스플릿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지난 18일, 장경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프리카 프릭스 1박 2일 팬미팅 이후 처음 만난 장경환은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연습과 다이어트를 병행 중이라며 최근의 근황을 전했다.

지난 4월 말 동행했던 아프리카 프릭스 1박 2일 팬 미팅 이후 처음이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팬들과 함께한 행사 이후 서머 스플릿을 대비한 연습에 집중했다. 다만 최근에 몸이 무겁다고 느껴져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게임 감각은 나쁘지 않다.

2016년 중국 LGD에서 한 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5년 롤드컵 이후 중국으로 건너갔는데 내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와서 힘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었다. 중국 선수들과 사이도 좋았지만, 그래도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팀이 어떨까 했다. LGD 팀관계자도 선수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한국 복귀를 결정할 때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영입을 위해 많은 팀에서 연락했을 거 같은데 아프리카 프릭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정말 많은 팀에서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그중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가장 나를 원하는 거 같더라. 연락도 많이 했고, 실제로 나를 찾아오기도 했다. 팀 구성원을 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단을 결정했다.

15년 SK텔레콤 소속 당시 게임 내에서 정글러를 많이 불렀던 거로 유명했는데, 아프리카 합류 당시 정글러였던 '스피릿' 이다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나. 그리고 최연성 감독과도 첫 만남이었을 텐데.

처음에는 (이)다윤이에 대해 잘 몰랐다. 팀에 합류하고 직접 만나봤는데 친근하게 다가오더라. 그리고 최연성 감독님은 내가 SK텔레콤 시절 같은 팀 스타크래프트2 종목 감독을 맡고 있어서 팀 행사 때 몇 번 본 적이 있다. 운동을 잘하시고 승부욕도 강하신 분이었고, 실제로 감독과 선수로 지내보니 재미있는 분이고 친하게 지내려고 먼저 다가오셨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프링 스플릿 목표를 물어봤을 때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고 했다. 우승이 아닌 포스트 시즌 진출로 잡았던 이유가 있었다면.

당시 팀 전력에 맞춰 이야기했었던 거 같다. 바로 우승권까지 가기에는 갈길이 멀었던 거 같다. 개인의 경기력과 팀 조직력, 그리고 전체적인 준비도 부족했기에 포스트 시즌에만 진출해도 성공했던 시즌이라고 판단했다.

그래도 아프리카 프릭스는 스프링 스플릿 내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라운드 후반 SK텔레콤을 잡은 이후 팀에 가속도가 붙은 게 보였다.

SK텔레콤을 잡을 당시에 상대가 실수도 많이 했고, 반면에 우리는 호흡이 잘 맞았다.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다. 스프링 1라운드에서는 선수들 모두 처음 보는 상황에서 호흡도 잘 안 맞았고 오더도 잘 안됐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서 전체적인 역할 분담이 되는 동시에 호흡도 잘 맞아서 경기력이 나아졌다. 

그 과정에서 연습량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예전 팀에 있었을 때도 그 정도는 했다. 감독님이 제안해서 연습 시간을 늘렸는데, 어차피 솔로 랭크를 돌릴 시간에 스크림을 더 하는지라 크게 반대하는 선수는 없었다.

마지막 경기인 와일드카드전에서 MVP에게 질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방심도 했고 준비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서머 시즌에는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스프링 스플릿이 끝난 후 팬들과 함께 1박 2일 팬 미팅을 떠났다. 준비 과정에서 본인이 비용을 일부 부담하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 혼자서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우리 팀 선수 모두 팬들에게 많은 선물을 받았고, 그걸 어떻게 보답할까 하다가 팬 미팅에 참석하는 팬들이 부담해야 하는 참가비를 선수들이 돈을 모아 대신 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참여하는 팬들에게만 보답할 수 있는지라 실행하지는 못했다. 

팬 미팅 행사에서 팬들에게 먼저 다가서 이야기도 걸고, 레크리에이션 시간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에서 자주 뵈었던 분들이 많아서 먼저 말을 걸기 쉬웠다. 팬들과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내 경우에는 참석한 팬들이 일상 이야기를 많이 물어봤다.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지만 팬 미팅 마지막 순서로 우리 팀 선수 모두가 팬 각자가 원하는 포즈로 같이 사진을 찍어준 게 기억난다. 재미도 있었지만, 팬들이 원하는 걸 우리가 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팬들을 위해 저녁에 직접 숯불 앞에서 고기를  굽는 모습도 보였다.

처음에 (이)재하와 감독님이 고기를 굽고 계셨는데, 재하가 고기를 좀 태웠더라. 평소 팀에서 회식할 때 고깃집에 가면 내가 고기를 구우니까 그때도 내가 굽기 시작했다. 삼겹살은 잘 익혀 먹고, 소고기는 적당히 상황에 맞춰 먹는다.
 

팬 미팅 이후 서머 시즌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는데, 팀에서 어느 부분이 나아져야 성적이 더 오를 거로 생각하나.

개인의 실력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이후에 팀원 간 호흡이 중요하다. 나도 그렇지만 개개인이 조금씩만 더 잘하면 조직력도 빛나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팀원 모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다만 나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손을 다쳤기에 회복을 기다리며 솔로 랭크는 쉬엄쉬엄하고 있다.

스프링보다 서머에서 더 높은 목표를 세웠을 텐데.

이번 목표는 우승이고, 롤드컵에 진출하는 거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 같고,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지난 스프링보다 조금 더 올라간 순위인 2~3위 정도를 노리고 있다. 올해는 모든 팀이 다 잘해서 평소보다 더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 중에 나이가 많은 편인데도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할 거 같은데. 비결이 있다면.

큰 비결은 없고, 휴식기를 길게 가지면 복귀를 하루라도 일찍 해서 경기력을 찾기 위해 솔로 랭크를 돌린다. 그리고 게임을 오래 하면 손목과 팔목이 안 좋은데 스트레칭을 하면서 잘 풀어주고 있다. 

지금에야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인데, SK텔레콤 소속 당시 코칭스태프였던 최병훈-김정균의 이야기에 따르면 실력이 경기에 드러나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그랬었나(웃음). 사실 14년에도 나는 열심히 했다. 솔로 랭크 점수도 그때가 제일 높았고, 1위를 한 기간도 길었다. 솔로 랭크 점수가 높으면 성적도 잘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리고 15년에는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고 경기에 나섰는데 잘 풀렸다. 14년과 15년의 차이는 마음이 편하냐 아니냐의 차이였는데, 그 하나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손도 중요하지만 판단력이 더 중요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하고 나서 팬들에게 편지를 받는데, 선수 생활을 오래 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고마워서 가능한 한 오래 선수 생활을 하려고 한다. 이번 팬 미팅도 그렇고, 매번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 온라인으로 지켜봐 주시는 분들, 응원의 메시지와 선물을 보내주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팬들의 바람대로 가능한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서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상 최고의 탑 라이너로 기억되고 싶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이고, 앞으로 1~2년 이내에 나를 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기에 더 열심히 해서 내 꿈을 이루는 동시에 팬들에게도 보답하고 싶다.
 

한국 복귀 직전 '마선실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관련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리고 스프링 스플릿 OGN 오프닝 영상에서는 예전 팀 동료인 '페이커' 이상혁과 마주 보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인정받았는데.

마선실세 이야기는 처음 지나가는 식으로 듣고 피식 웃을 정도의 이야기였다. 읽어보니 재미있긴 하더라.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스프링 스플릿 개막 전 영상도 재미있게 찍었다. 

(이)상혁이와 같은 장면에 등장한 건 내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 장면에 대한 의미를 다 떠나서 SK텔레콤 시절부터 서로 옆자리를 사용했기에 마주 보는 일이 드물었다. 그래서 그 상황 자체가 재미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서머 시즌을 앞두고 저를 비롯한 아프리카 프릭스 팀원 모두가 열심히 준비 중이다. 그런 바탕에는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의 마음이 있기에 언제나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 더 열심히 해서 롤드컵에서도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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