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문승원-박종훈 호투, SK 선발진 안정 찾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3 22: 36

불안했던 SK 선발진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것일까. 4·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박종훈(26)과 문승원(28)이 최근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팀에 힘찬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SK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7로 끝내기 패배했다. 1-3으로 끌려가다 9회 2점, 10회 3점을 내고 전세를 뒤집었으나 마무리 박희수가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다만 선발 박종훈의 호투는 긍정적이었다. 7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무볼넷 3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4회 연속 홈런 두 방을 맞은 것이 옥의 티였을 뿐, 투구 내용은 누구나 박수를 쳐줄 만했다. 제구가 좋았고 적극적인 경기 내용으로 수많은 범타를 양산해냈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였을뿐더러, 박종훈의 프로 경력에서 7이닝 이상을 던지며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은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SK는 올 시즌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이다. 에이스 김광현의 수술 공백은 생각보다 더 컸고, 그 공백을 나눠 메워야 할 외국인 선수 스캇 다이아몬드는 잦은 부상으로 3경기 등판에 그친 상황이다. 여기에 팀의 전략적 선발 육성주인 문승원과 박종훈은 부진했다. 선발로 성공할 수 있는 몇몇 조건을 갖추고도 단점이 도드라지며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문승원은 이닝별 편차가 너무 컸다. 좋을 때는 상대 타선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공을 던지지만, 무너질 때는 확 무너졌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의 약점이 컸다. 박종훈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가 있었다. 볼넷으로 자멸하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최근 등판에서 모두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종훈은 제구가 되면 얼마나 위력적이고 매력적인 유형의 선수인지를 23일 경기에서 증명했다. 최근 경기에서 박종훈 공략의 해법을 찾는 듯 했던 롯데 타자들은 대부분의 순간에서 박종훈을 잘 공략하지 못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던진 문승원은 21일 NC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선수 모두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SK 선발진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갈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두 선수의 로테이션이 붙어 있어 연패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오히려 경기를 만들어주는 몫을 했다. 어깨 통증에서 회복한 다이아몬드가 내달 1일 돌아올 예정이라 SK 선발진도 숨통이 트인다. 비단 올 시즌뿐만 아니라 SK의 미래를 생각해도 두 선수는 계속 전진해야 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