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野神’ 김성근 감독, 또 중도하차 ‘불명예’

입력 : 2017-05-23 21:43:50 수정 : 2017-05-24 10:21: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화 ‘사의 수용’ 발표에도 사실상 경질 김성근(75) 감독은 맡은 팀마다 성적을 내며 ‘야신(野神)’이라는 칭호까지 얻었지만 항상 구단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김 감독은 선수단뿐만 아니라 프런트까지 자신의 뜻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를 원했지만 이를 달가워하는 구단은 없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구단에서 쫓겨나는 일이 익숙했다.

더군다나 최근 프로야구의 흐름은 단장이 이끄는 프런트 중심의 야구로 변해가고 있었지만 ‘감독의 야구’를 표방한 김성근 스타일은 그대로였다.

김 감독이 한화 이글스와도 아픈 이별을 했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의 지휘봉을 회수했다. 한화 구단은 김 감독의 자진사퇴 의사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질이다.


김성근 감독이 권한 축소에 따른 구단과의 갈등 끝에 23일 결국 한화 이글스에서 경질됐다. 김 감독은 자신이 맡은 7개팀 가운데 한화만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지 못했다.
김 감독이 2015년 3년 총액 20억원이라는 최고대우로 만년 하위권 한화를 맡았을 때는 팀을 살릴 구세주로 여겨졌다. 구단도 막대한 투자로 자유계약선수(FA)와 특급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부임 첫해 한화는 6위, 지난해는 7위에 그쳤다. 또한 무리한 투수 운영과 경기 후 야간훈련 등으로 ‘혹사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한화는 비난여론이 들끓자 지난 연말 감독 출신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며 김 감독의 권한을 ‘1군 운영’으로 한정했다.

불안한 동거였다. 단장과 감독 사이의 불협화음이 들려왔다. 4월 2군 투수를 1군에 불러들여 테스트하겠다는 김 감독의 요청을 박 단장이 거부하며 두 사람은 충돌했다. 21일 홈경기에서 삼성과 그라운드 난투극을 벌인 뒤 김 감독은 다시 2군 선수들을 불러 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도 거부당했다. 이에 김 감독은 “그만두겠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한화는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감독 권한대행을 맡겼다.

김 감독은 한화에서 319경기 150승166패3무, 승률 0.475를 기록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2603경기 1366승1177패60무, 승률 0.537다. OB-태평양-삼성-쌍방울-LG-SK-한화 등 7개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2회, 포스트시즌 진출 13회의 기록을 남겼다. 한화는 그가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한 구단이 됐다.

김 감독은 “박 단장을 영입할 때 사표를 낼 생각을 했지만 함께한 코치와 선수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는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수장을 잃은 한화는 이날 KIA전에 초반 대량실점하며 8-13으로 졌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르테미스 희진 '금발 여신'
  • 아르테미스 희진 '금발 여신'
  • 한소희 '시선 사로잡는 타투'
  • 송지우 '깜찍한 꽃받침'
  • 표예진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