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최근 프로야구의 흐름은 단장이 이끄는 프런트 중심의 야구로 변해가고 있었지만 ‘감독의 야구’를 표방한 김성근 스타일은 그대로였다.
김 감독이 한화 이글스와도 아픈 이별을 했다. 한화는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의 지휘봉을 회수했다. 한화 구단은 김 감독의 자진사퇴 의사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질이다.
김성근 감독이 권한 축소에 따른 구단과의 갈등 끝에 23일 결국 한화 이글스에서 경질됐다. 김 감독은 자신이 맡은 7개팀 가운데 한화만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지 못했다. |
불안한 동거였다. 단장과 감독 사이의 불협화음이 들려왔다. 4월 2군 투수를 1군에 불러들여 테스트하겠다는 김 감독의 요청을 박 단장이 거부하며 두 사람은 충돌했다. 21일 홈경기에서 삼성과 그라운드 난투극을 벌인 뒤 김 감독은 다시 2군 선수들을 불러 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도 거부당했다. 이에 김 감독은 “그만두겠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한화는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감독 권한대행을 맡겼다.
김 감독은 한화에서 319경기 150승166패3무, 승률 0.475를 기록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2603경기 1366승1177패60무, 승률 0.537다. OB-태평양-삼성-쌍방울-LG-SK-한화 등 7개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2회, 포스트시즌 진출 13회의 기록을 남겼다. 한화는 그가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한 구단이 됐다.
김 감독은 “박 단장을 영입할 때 사표를 낼 생각을 했지만 함께한 코치와 선수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는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수장을 잃은 한화는 이날 KIA전에 초반 대량실점하며 8-13으로 졌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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