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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김성근 감독, 박종훈 단장과의 ‘잘못된 만남’


입력 2017.05.23 18:01 수정 2017.05.24 10: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시즌 시작 전부터 파열음 예고..결국 사퇴 결정

고성 오가는 갈등 외부에 표출..성적도 바닥 기어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박종훈 단장과 김성근 감독의 어색한 만남은 끝내 이런 결과를 낳았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김성근 감독이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의를 표명했다고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현재 반응을 보면 경질에 가까워 보인다. 경질이든 사퇴든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제 한화 이글스를 떠난다.

성적 부진과 단장과의 대립 끝에 초라하게 퇴장하는 김성근 감독은 부임 당시만 해도 3년 총액 20억 원의 메가톤급 계약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야구의 신으로 불렸던 김성근 감독에게 ‘SK 왕조’를 기대했던 한화 야구팬들은 그의 부임을 열렬히 환영했다.

계약 첫 해인 2015년에는 6위(68승76패)에 오르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가을 야구는 하지 못했지만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한화에 ‘할 수 있다’는 희망은 불어넣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팬들 사이에서 ‘마리한화’ 바람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거듭된 혹사 논란과 독선적인 태도라는 비난을 받으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이듬해는 성적도 7위(66승3무75패)로 하락했다. 팀 연봉 100억 시대를 열 만큼, 한화 구단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권혁-송창식 등이 수술대에 오른 것도 김성근 감독의 혹사로 인한 것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경질 위기에 놓였던 김성근 감독을 밀어낸 결정타는 역시 박종훈 단장의 부임이다. 박 단장은 김 감독과 OB 베어스(현 두산) 시절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사이다.

1군과 2군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던 김성근 감독에게 박종훈 단장 부임이 달가울 리 없었다. 권한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단장이 2군 및 육성 파트를 맡고, 김 감독은 1군 운영만 하도록 했다.

어색한 동행은 결국 파열음을 일으켰다. 고성이 오갈 정도의 갈등은 외부로 흘러나왔고, 이는 한화그룹 상층부에 고스란히 전달되며 문제가 커졌다. 지난 21일 발길질과 펀치가 난무하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삼성전에서 스윕까지 당해 더 악화됐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18승25패가 되면서 꼴찌 추락을 걱정할 상황까지 내몰렸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에 한화를 떠나면서 8개 구단에서 해임된 감독으로 남게 됐다. LG 시절에는 준우승을 이끌고도 스타일이 맞지 않아 밀려났고, SK 시절에는 왕조를 세우고도 구단 고위층과의 마찰로 물러났다. 이번에는 성적까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단장과 파열음까지 일었으니 버틸 재간이 없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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