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은 추억에 '푹', 청년은 중림동 카페로..'서울로' 가보니

이슈팀 남궁민 기자 2017. 5. 23.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예전에 내가 저기서 내렸어. 시계탑도 원래 저 쪽 말고 이 쪽이었지. 그 땐 겨우 서울역이랑 이 고가, 대우그룹 본사(현 서울스퀘어) 밖에 없었는데 천지개벽이 따로 없어."

남쪽으로 서울스퀘어, 서울역 전경, 뒤로는 멀찍이 숭례문과 일대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서울로 중심부에 이르자 많은 시민들이 난간에 기대 주변을 바라봤다.

많은 시민들은 서울역 서쪽의 낯선 동네에서 갈 곳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중림동에는 단장한 가게들이 문 열 채비에 분주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처음 밟은 서울땅" 5060 향수 자극..'슈즈트리' 흉물 논란, 중림동 카페 등 속속 개업

[머니투데이 이슈팀 남궁민 기자] ["처음 밟은 서울땅" 5060 향수 자극…'슈즈트리' 흉물 논란, 중림동 카페 등 속속 개업]

해가 지자 보랏빛으로 물든 '서울로 7017'


'서울로 7017' 중간 지점에서 바라본 서울역 일대 모습. /사진=남궁민 기자


"예전에 내가 저기서 내렸어. 시계탑도 원래 저 쪽 말고 이 쪽이었지. 그 땐 겨우 서울역이랑 이 고가, 대우그룹 본사(현 서울스퀘어) 밖에 없었는데 천지개벽이 따로 없어."

서울로 난간에 기댄 한 중년 남성은 곳곳을 가리키며 열을 올렸다. 남쪽으로 서울스퀘어, 서울역 전경, 뒤로는 멀찍이 숭례문과 일대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서울로 중심부에 이르자 많은 시민들이 난간에 기대 주변을 바라봤다.

서울역 고가 보행길로 재탄생한 '서울로7017'을 지난 21일 찾았다. 이날 보행자의 대다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 한국 근대화 상징이던 서울역 고가가 들어섰을 때 상경해 청춘을 보냈던 이들은 서울로에 오른 감회가 남다른 모습이었다. 매일 바쁜 출근길에 스치듯 봤던 풍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차량이 지나가는 12m 아래 찻길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 분수대에서 물장구치는 아이, 안전요원과 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램펄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위에서부터) /사진=남궁민 기자


서울로는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놀이터였다. 트램펄린, 족욕탕, 지나가는 차량이 훤히 보이는 유리 창문을 따라 아이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구경하느라 바빴다. 유리 창문 위에 잠깐 서본 뒤 무서운듯 부모에게 달려가 안기기도 했다. 한 시민은 "아이와 함께해서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이들이 신기하다며 서울로가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까지 한다"고 말했다.

◇화단 너무 많아 보행 불편…'슈즈 트리'는 여전히 '갸우뚱'

콘크리트 화분에 심어진 식물들의 모습이 아직은 어색하다. /사진=남궁민 기자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다. 온통 콘크리트 빛으로 우중충한 길과 무미건조한 유리 난간이 이어졌다. 화단의 식물들 종류는 다양했지만 척박한 도심 한가운데, 그것도 콘크리트 화단에 있는 모습이 괴이하기까지 했다. 특히 큰 비가 내리거나 한겨울에도 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려됐다.

보행로에는 너무 많은 화분이 놓여있어 보행에 지장을 줬다. /사진=남궁민 기자


보행로 폭은 약 10m 정도인데 화단이 지나치게 많아 통행이 불편했다. 편의시설도 비좁고 부족했다. 음료수를 사기 위해 방문한 '목련다방'은 작은 원룸 규모였지만 직원은 4명이나 있었고 앉을 자리는 턱없이 부족했다.

3만여개의 신발과 철골로 이루어진 '슈즈 트리'/사진=남궁민 기자


'슈즈 트리'를 보는 시민들/사진=남궁민 기자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은 곳은 '흉물 논란'으로 개장 전부터 화제를 모은 '슈즈 트리'였다. "이게 무슨 뜻이야?", "괴물 같애. 이런걸 왜 지은거야?" '슈즈 트리'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은 낯설고 기괴한 신발 더미와 철골 구조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슈즈 트리' 제작을 맡은 황지해 작가는 "조금만 지켜봐달라"고 부탁했지만 서울 시내 한가운데 난데없이 나타난 거대한 물체에 시민들은 많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초여름 더위 속에 그늘이 부족한 점도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연인과 함께 서울로를 찾은 박모씨(27)는 "더울 것 같아 일부러 늦은 시간에 찾았는데도 햇빛이 너무 강했다"라며 "한여름에는 그야말로 찜통일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주변에 가로등은 보이지 않았다. 가로등이 없는 서울로의 야경이 궁금해 기다리다보니 주변에서 보랏빛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울로와 슈즈트리가 보라색 불빛으로 가득찼다. 불빛이 강하진 않았지만 선명한 보라색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야경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시민들은 "나이트클럽에 온 것 같다", "너무 어두컴컴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밤이 되자 보라색 불빛이 들어온 '슈즈 트리' /사진=남궁민 기자

◇길따라 사람 모이는 서울역 서편…맥주집·카페·식당 개업

맥주집, 카페 등이 들어선 중림동 초입/사진=남궁민 기자


서울로 걷기를 마치고 중림동 방향으로 난 길로 빠져나왔다. 중림동 초입에는 몇 년 전만해도 찾아볼 수 없었던 맥주집과 세련된 카페, 식당이 들어섰다. 당구장과 이발소 사이에 문을 연 멋드러진 맥주집 앞에는 레게머리를 한 20대와 친구들이 음악을 들으며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한적하지만 하나둘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고 있는 중림동 일대/사진=남궁민 기자


몇걸음 더 들어가니 조용한 주택가였지만 여기저기 둘러보는 외지인들의 발길은 이곳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많은 시민들은 서울역 서쪽의 낯선 동네에서 갈 곳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중림동에는 단장한 가게들이 문 열 채비에 분주했다. 길이 열리며 사람이 모여들고 동네는 손님맞이로 들썩이고 있었다.

[관련기사]☞서울로 7017 관심 '후끈'…사통팔달 '연결' 계속
문 연 '서울로7017' 시민들 북적, 스카이워크·족욕·슈즈트리…
86세 버핏이 죽은 뒤 아내에게 남기는 '머니 유언'
5월 22일 오늘의운세
거미 신곡 ‘남자의 정석’ 선공개에 누리꾼 술렁… 왜?

이슈팀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