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덕질시대'..카톡엔 '이니티콘' SNS엔 '文 인증샷'

이슈팀 이재은 기자 2017. 5. 2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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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인기에 관련 상품도 후끈.."국정운영에 도움, 팬덤 과열 부작용 경계해야"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은 기자, 이슈팀 남궁민 기자] [文대통령 인기에 관련 상품도 후끈…"국정운영에 도움, 팬덤 과열 부작용 경계해야" ]

문재인 대통령을 소재로 한 이모티콘 /사진=카카오톡 대화 캡처

#대학생 A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해 품절대란이 벌어졌던 5월15일자 주간지 타임(TIME)이 입고됐다는 소식에 5권을 재빨리 구매했다. 주변 친구들에게 한권씩 선물하기 위해서다. A씨에게 잡지를 선물받은 B씨는 "구하기 힘든 희귀템"이라며 잡지를 들고 찍은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

#직장인 C씨는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하면서 문 대통령 캐릭터 이모티콘을 자주 쓴다. '안녕', '배고파' 등 소소한 대화에 대통령 이모티콘을 쓰면 상대방 반응도 뜨겁다. C씨는 "사춘기 때 아이돌 한명 관심없었는데 대통령에 이렇게 열광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초 탈권위적인 신선한 행보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사진이나 기사를 공유하며 소소하게 '팬심'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대통령 '덕질'(좋아하는 대상과 관련된 제품과 활동에 관심을 갖는 일)에 나서 굿즈(goods·관련 상품)를 모으는 이들도 적지 않다.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15일부터 19일까지 2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 대통령의 첫 국정수행 평가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81.6%로 부정평가(10.1%)를 압도했다.

◇文과 함께 찰칵! '타임' 인증샷 봇물…대통령 도서 불티

문 대통령과 관련된 서적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5월3주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이 올랐다. 어린이책 'Who? Special 문재인'도 대선 직후 판매가 9배 가까이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 모델을 한 타임지 인증샷들이 SNS에 올라와있다./사진=인스타그램


타임 아시아판 최신호는 문 대통령이 커버스토리는 물론 표지 전면에 등장해 덕질에 최적화된 ‘문템’(문 대통령 아이템)으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한권만 사기 아깝다며 타임지를 여러권 구입한다. 타임지는 한국 1차 출간일인 지난 6일이 되기도 전에 품절됐고, 지난 8일 추가 입고된 2차 입고분 역시 24시간만에 판매 종료됐다. A씨는 "한 권만 구입해 소장하려 했지만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어 여러권 샀다"며 "선물 받은 친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더 살 걸하고 후회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우표 대신 머그컵"…대통령 굿즈 제작 요청 쇄도, '이니티콘' 자체 제작도

문 대통령의 폭발적 인기에도 공식적으로 제작된 문 대통령의 굿즈는 거의 없다. 한국에서는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기간 법으로 굿즈 제작을 엄격히 금지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선거기간 오바마 앞치마, 트럼프 모자, 힐러리 티셔츠 등이 제작판매 되며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지자들은 대선 이후 굿즈 제작을 적극 요청하거나, 직접 제작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한 누리꾼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문재인 대통령 관련 굿즈를 만들어 달라며 요청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전임 대통령들의 경우 통상 2월25일 취임식에 맞춰 같은 날 취임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23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해 대통령기념우표는 아직 발매예정이 없으나, 5월말~6월 중 발행여부와 일정이 정해진다. 일부 누리꾼들은 SNS,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우표 대신 머그컵, 열쇠고리, 티셔츠 등을 만들어 달라” 등의 제안을 쏟아내고 있다.

직접 굿즈 제작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문 대통령 팬카페 ‘젠틀재인’은 지난 13일 대통령 사진을 담은 달력 제작 소식을 알리며 수요조사에 나섰다. 첫 공지에서는 “500개 이상 수요가 있어야 제작에 들어간다”고 공고했지만 폭발적 주문으로 지난 16일 1만부 물량 예약이 종료됐다.

(좌)문 대통령 팬카페 '젠틀재인'의 회원이 디자인해 올린 '문재인 대통령 폰케이스', (우)문 대통령의 지지자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문 대통령 램프 /사진=다음 카페 젠틀재인, 온라인 커뮤니티

이외에도 팬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통령 얼굴이나 캐릭터가 담긴 램프, 휴대폰 케이스, 키보드 커버 등을 직접 만든 후 자랑하며 덕질을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띈다.

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일명 '이니티콘'(문 대통령의 별명인 '이니'와 '이모티콘'의 합성어)이라 불리며 사용되는 이모티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문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이른바 '이니티콘'(문 대통령의 별명 '이니'와 '이모티콘'의 합성어)을 카카오톡 대화 등에서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공식 이모티콘 상점에 등록돼 있지는 않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만든 이모티콘과 일부 누리꾼이 제작한 이모티콘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사용되고 있다.

◇"소통 강화 긍정적…팬덤 문화 부작용 경계해야"

문 대통령의 높은 인기가 국정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많지만 지나친 팬덤 문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정치인 팬덤은 권력자와 유권자 간 거리감을 줄이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팬덤 문화가 과열되면 이에 거리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정부 정책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자칫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정치학 교수는 “소위 '문재인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대통령의 인기는 국정운영 수행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면서도 "단순히 여기서 멈추지 말고 구체적 의제에 대해 토론하거나 정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등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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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팀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이슈팀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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