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뮤지컬 재창작·업그레이드해 되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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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전국 13개 도시를 투어 중인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2009년 스위스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이듬해 4월 한국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EMK)가 한국 버전으로 재창작한 후 무대에 올려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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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전국 13개 도시를 투어 중인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2009년 스위스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이듬해 4월 한국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EMK)가 한국 버전으로 재창작한 후 무대에 올려 성공을 거뒀다.
EMK는 이달 초 이 작품의 라이선스를 가진 스위스 제작사 상트갈렌 씨어터,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극작가 잭 머피로부터 한국 버전에 대해 아시아·중동·영국(아일랜드 포함)에서 영어와 현지언어로 공연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우선권을 가지기로 한 만큼 사실상 월드와이드 라이선스를 확보한 셈이다. 앞으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는 국내외 제작사는 EMK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야 한다. 한국 창작뮤지컬이 해외에서 직접 공연하거나 라이선스를 팔아 로열티를 받는 것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EMK는 2010년 김준수가 출연한 ‘모차르트’의 대성공 이후 국내에 체코 오스트리아 등 유럽 뮤지컬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이다. 해외 작품을 그대로 가져오는 레플리카 방식이 아니라 대본과 음악만 라이선스를 구입해 한국에서 재창작하는 ‘스몰 라이선스’ 형태를 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미국 베테랑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의 합류는 ‘몬테 크리스토’를 시작으로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팬텀’ 등을 성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덕분에 침체된 국내 뮤지컬계에서 EMK는 홀로 약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EMK는 ‘몬테 크리스토’뿐 아니라 한국에서 재창작한 외국 뮤지컬을 해외에 잇따라 수출하고 있다. 2012년 일본 제작사 도호의 ‘햄릿’은 EMK가 동명 체코 뮤지컬을 수정한 한국 프로덕션의 라이선스를 구입한 것이다. 체코 원작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만든 EMK는 저작권자와 협상을 통해 아시아 판권을 확보한 바 있다.
EMK의 라이선스 판매는 ‘햄릿’ 이후 뜸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원래 일본 도호가 ‘빈 뮤지컬’의 거장인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를 기용해 2006년 제작한 것이다. EMK는 2014년 한국에서 이 작품을 올리면서 도호 버전을 80% 이상 뜯어고쳤다.
이에 따라 EMK는 쿤체-르베이 콤비와 함께 저작권자인 도호와 재협상을 벌여 EMK 버전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공연될 경우 로열티를 나누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페레타&뮤지컬 극장에서 EMK 버전 ‘마리 앙투아네트’가 공연되면서 도호로부터 로열티를 받았다. 이 버전은 도호 제작으로 일본에서 공연되는 것이 협의중이다. EMK 버전 ‘팬텀’ 역시 오사카 우메다극장과 일본 공연을 위한 협의가 진행중이다.
EMK에서 공연의 해외 배급 및 유통을 담당하는 자회사 EMK인터내셔널의 김지원 대표는 “해외 뮤지컬 재창작을 통한 라이선스 판매는 한국의 뮤지컬 제작 수준이 이제 세계적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다음 단계로는 EMK가 직접 제작한 창작뮤지컬 ‘마타하리’의 라이선스를 해외에 판매하는 것이다. 해외 제작사 여러 곳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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