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현 "헤이그 특사들의 먹먹한 이야기에 이틀 밤새웠어요"

2017. 5. 2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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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쓰려니 미칠 것 같았어요. 이틀 동안 밥도 못 먹고 잠을 못 잔 적도 있어요."

작곡가 송시현 씨(52)는 헤이그 특사를 소재로 만든 창작뮤지컬 '밀사: 숨겨진 뜻'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다.

송 씨는 가수 이선희가 부른 '한바탕 웃음으로',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나 항상 그대를' 등을 만든 스타 작곡가.

극본을 쓴 오세혁 씨는 "송시현 작곡가를 믿었기에 쓰고 싶은 대로 다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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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밀사' 음악 만든 스타 작곡가 송시현

[동아일보]

송시현 작곡가는 “음악도 하나의 이야기이기에 곡을 쓸 때 무얼 말하고 싶은지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곡을 쓰려니 미칠 것 같았어요. 이틀 동안 밥도 못 먹고 잠을 못 잔 적도 있어요.”

작곡가 송시현 씨(52)는 헤이그 특사를 소재로 만든 창작뮤지컬 ‘밀사: 숨겨진 뜻’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다. 특사들의 삶에 가슴이 먹먹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밀사’는 고종의 명을 받아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알리기 위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된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그중 이위종의 삶에 초점을 맞췄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젊은이가 성장통을 겪으며 애국지사로 변모하는 것으로 그렸다. 이위종은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등 7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수재였다. 만국평화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특사들이 각국 기자들에게 조선의 비통한 현실을 절절히 알릴 수 있었던 데는 이위종의 역할이 컸다.

“특사가 된 후 종신형을 선고받아 해외를 떠돌며 독립군, 러시아 장교로 활약했지만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모른다는 게 참 안타까웠어요. 그분의 꿈을 반드시 작품으로 남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송 씨는 가수 이선희가 부른 ‘한바탕 웃음으로’,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나 항상 그대를’ 등을 만든 스타 작곡가. 극본을 쓴 오세혁 씨는 “송시현 작곡가를 믿었기에 쓰고 싶은 대로 다 썼다”고 말했다.

송 씨는 “곡을 쓰기에는 가사가 너무 어려워 처음에는 오세혁 씨가 진짜 미웠다”며 웃었다. 하지만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밀사’의 음악은 국악의 느낌을 더한 클래식과 발라드, 슬라브 포크, 록 등이 어우러져 애잔하면서도 웅장하다. ‘반짝이는 것’, ‘우리는 춤을 춘다’는 멜로디가 귀에 꽂히며 여운이 오래 남는다.

중학생 때부터 홀로 작곡을 한 송 씨는 가요와 뮤지컬 넘버 등 지금까지 4000여 곡을 만들었다. 2001년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시작으로 ‘들풀의 노래’ ‘청년 장준하’ 등 70여 개의 뮤지컬 곡을 썼다. 연출가로 참여한 뮤지컬도 20여 개나 된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매거진 ‘송시현의 월간 꿈결 같은 세상’을 통해 음원을 꾸준히 선보였다.

그는 이야기를 듣거나 만들어 보면 악상이 떠오른다. 그래서 매일 영화를 한 편 이상 보려 애쓴다. “5·18민주화운동을 생각하며 ‘한바탕 웃음으로’를 만들었어요. ‘사랑이 지는 이 자리’는 헤어지는 남녀가 벤치에 앉아 어떤 대화를 할까 상상하며 썼고요.”

그의 꿈은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것. 지난해 콘서트를 여는 등 가수로도 계속 활동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뮤지컬 배우에도 도전해 보고 싶단다. 그는 “지금까지 쓴 4000여 곡 중 10여 곡을 히트시켰으니까 타율이 진짜 낮은 것”이라며 “그러니 쓰고 또 써야 한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6월 11일까지. 2만∼5만 원. 02-399-1772∼4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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