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끌어안고 이란은 악으로 규정 .. 트럼프, 이·팔 평화협상 중재 나선다

강혜란 입력 2017. 5. 23. 01:50 수정 2017. 5. 2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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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 순방서 중동정책 윤곽
이스라엘 도착해 "양국 유대 재확인"
'통곡의 벽' 현직으론 처음 찾아
유대인 사위 쿠슈너 역할 할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등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정책 목표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친 사우디-반 이란’과 ‘이-팔 평화협상 재개’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와 시아파 좌장인 이란은 전통적으로 이슬람권에서 라이벌이었고, 미국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사우디와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에 대한 관계를 보다 명확히 했다.

트럼프는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사우디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을 맹비난했다. 그는 대(對)테러전을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규정하면서 “모든 양심적인 나라는 (테러를 지원하는)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대선 승리로 연임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국제 사회와의 협력 및 개방 강화를 선언했음에도 불구,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의 중동정책이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조지 W 부시 전 정부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정부는 미사일 개발 의혹 등을 받는 이란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대사우디 협력 강화는 무기 수출 외에도 이란 견제라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테러 지원국 지목과 관련해 "트럼프 정부가 무기를 팔기 위해 ‘이란 포비아’(공포증)를 부추기고 있다”고 22일 반발했다.

트럼프는 사우디에 이어 22일엔 중동의 화약고인 이-팔 순방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후 연설에서 “지역에 평화와 안정과 안보를 가져올 극히 드문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이를 이루기 위해선 협력하는 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최근 며칠 동안 새로운 희망도 발견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깨뜨릴 수 없는 유대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예루살렘의 대통령 공관을 방문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이와 어린이는 폭력에서 벗어나 꿈을 좇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을 찾았다. 유대교 성직자로부터 설명을 들은 트럼프는 벽에 손을 얹는 의식을 치르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펼쳤다. 네타냐후 총리도 공항 환영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에 대한 약속에 공감한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지속 가능해야 하며 유대인 국가를 인정하고 안보는 이스라엘의 손에 맡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만도 적지 않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스라엘 측에 해명할 과제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이스라엘이 제공한 이슬람 극단주의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극비 정보를 트럼프가 동의 없이 러시아에 전달한 이유와 이스라엘이 “적대국가”라고 부르는 사우디와 1000억 달러(약 112조3000억원) 상당의 무기판매 계약을 맺은 것 등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기대 만큼 트럼프의 강력한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대 이스라엘 강경파인 이란을 트럼프가 견제해 준다면 양국 간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사위로 유대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백악관은 21일 밤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냈다. “대통령이 불관용과 테러리즘에 맞서 세계가 연합할 수 있는 순방 일정을 요청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 목표 성취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론 흔한 성과보고지만 특이하게도 보도자료는 쿠슈너 명의로 나왔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지난 1월 트럼프 취임 이래 쿠슈너가 언론 접촉을 피했던 것을 상기하면 매우 예외적인 보도자료”라며 쿠슈너의 본격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앞서 쿠슈너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거래 협상에 직접 개입해 성사시키는 등 막후 존재감을 과시했다. 트럼프는 취임과 동시에 “쿠슈너가 중동평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아무도 못한다”며 최대 난제인 중동 평화협상의 사전작업을 쿠슈너 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라트 중동 특사에게 일임했었다. 국무장관에게 중동평화협상을 맡겼던 전임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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