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 "중국 검열 심각 .. 어느 정도 위장 가능한 소설도 위기"
문학은 장기간 걸친 사색의 결과
팩트 보도하는 신문 기사와 달라
중국 매체, 북핵 위기 연일 떠들어
내가 서울 간다니까 말리는 친구도
22일 기자간담회. 그는 “우호적인 질문을 기대하지만 비우호적인 질문도 환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면 첫 번째 목적지는 일본, 두 번째는 중국, 미국은 멀어서 못 가고, 그 다음이 서울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발언해 관심을 끌었다. 그만큼 남·북한 관계를 단순한 대립 관계 이상으로 보는 듯했다.
Q : 세계적으로 나와 타자를 구분 짓는 상황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A : “나와 타자의 ‘구분짓기’는 중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구체적인 내용만 다를 뿐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다. 하지만 나와 타자는 대립적일 수도 있고, 상호 보완적일 수도 있다. 음지가 양지되듯 상황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이다. 문학은 신문 보도와 다르다. 신문이 팩트를 보도한다면 문학은 장기간에 걸친 사색의 결과를 발표한다.”
Q :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껄끄럽다.
A : “중국과 한국이 냉각기에 접어든 건 사실이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 발전적으로 방향 전환되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사드가 없어진 건 아니기 때문에 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4개국 가운데 장기적으로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가장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 중국과 일본 관계는 계속해서 복잡해질 테고, 한국과 일본 관계 역시 역사 문제 때문에 간단치만은 않다. 북한은, 개인적으로, 정상 국가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나머지 세 나라와 제대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 것 같다.”
Q : 북핵 위기로 포럼 참가 망설이지 않았나.
A : “일본과 중국 매체들은 연일 사태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특히 중국 매체는 북한이 언제든 서울을 포격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행을 말리는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안심하라고 했다. 만약 서울에서 전쟁 분위기가 감지되면 주최 측이 먼저 행사를 취소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해줬다.”
Q : 최근 한국의 미세먼지 상당 부분 중국에서 넘어온다는 분석이 있다.
Q : 중국 당국의 문학작품의 검열은 여전한가.
A : “점점 심각해진다. 과거 천안문 사태에 대해 언급한 내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가 중국에서 출판금지된 적이 있지만 소설은 어느 정도 위장이 가능하고, 그래서 소설이 출간 금지되는 상황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정상적으로 소설책을 낼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한국 출판사에는 좋은 소식일지 모르겠다. 중국에서 못 낸 점을 부각해 한국에서 팔면 더 잘 팔릴 것이다.”
Q : 요즘 중국의 젊은 작가들은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린다는데.
A : “90년대생 작가들이 스타처럼 군림한다. 한 번은 문학상 시상식이 있어서 시상을 하러 갔더니 키 크고 잘 생긴 남성 작가를 여성 팬들이 화장실 앞에까지 가서 기다리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작가 소속사에서 여성들을 동원한 거였다. 중국 문학이 왜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에게 에이전트가 있는 건 당연한데 작가 에이전트와 아이돌 매니저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Q : 장편 『형제』는 폭력 장면이나 성애의 표현 수위가 높다. 쓰고 싶은 대로 다 쓰나.
A : “기본적으로 쓰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쓴다. 하지만 자기 검열을 안 하는건 아니다. 사람들의 문화대혁명 목격담을 들어보면 소설 속 폭력장면보다 끔찍한 경우가 수 없이 많았다. 2000년대 이후 성의 범람 상태여서 내 소설 속 성애 묘사는 현실에 비추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물론 독자들이 감당하지 못할까봐 수위를 조절하기는 한다. 내용이 지나치다고 항의하는 독자가 많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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