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몰아주기.."1등급만 챙겨라"

이혜정 기자 2017. 5. 22.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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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치르는 2019학년도 대입에선 100명 가운데 76명이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갑니다. 역대 최대 규모일 만큼 학교생활 기록부, 즉 학생부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건데요. 학교생활의 모든 것이 담긴 학생부가 공정하게 운영, 기록되고 있을까요? 학생부의 숨겨진 진실, 이혜정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고교시절 같은 학교, 같은 반에, 같은 진로를 가졌던 두 대학생의 고교 학생부를 비교해봤습니다 .

한 학생은 내신이 1등급, 다른 학생은 2등급입니다.

교사가 기술한 내용은 똑같습니다. 

다만 1등급 학생에게만 긍정적인 내용을 더 보태 적었습니다. 

인터뷰: 오한솔 (가명) / 대학생

"서울대 가는 애들은 1등급 계속 나오게 관리를 학교에서 해주는 거죠."

인터뷰: 이영민 (가명) / 대학생

"학교 차원에서 너희(1등급)들한테 스펙을 지원을 좀 해줄 거다. 연구기관에 가서 연구를 시키는 거예요."

EBS가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경험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재학생으로부터 고교 학생부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이른바, '학생부 1등급 몰아주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재흔 연구원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확실히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선생님이 더 많이 챙겨주시는 건지 페이지 수도 더 많았고 더 잘 써주고, 더 꼼꼼히 써주고 하는 경향성도 발견됐습니다."

교사로부터 학생부 관리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컨설팅업체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진영 (가명) / 고3

"(컨설팅업체에) 가면 일단 저의 진로를 정해주고요. 학생이 정하는 게 아니고? 아니죠. 거기서 제 상담을 하고 그간의 제 생활기록부를 봐서 한 3개 정도 옵션을 줘요."

교과 비교과 활동을 월 4회 관리해주는 비용은 각각 80만원. 

발명품을 만들고 동아리활동을 언론에 홍보하는 등 이른바 토탈관리를 받는 데는 모두 3천 4백여만원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컨설팅업체 관계자

"(생활기록부를) 잘 적었으면 (면접에) 불러본다는 거죠. 일단, 그 다음에 면접에서 평가는 하는 거죠. 그러니까 확률이 더 높아지는 거죠."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절반은, 이런 학생부를 판별해 내더라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이지혜 (가명) / 대학생

"그냥 애들이 돈으로 스펙을 만들어 놓는다고 해야 되나, 돈으로 스펙을 아예 채워버리니까…"

인터뷰: 최진철 (가명) / 대학생

"허위 경험을 쓰라고, 기재를 하라고 교육청에서 오신 분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의대에 붙는 게 중요하지 뭐 그게 사실인지 거짓인지가 뭐가 중요하냐…"

인터뷰: 서부원 / 교사

"(학교에서는) 그 한 명이라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서 이제 올인을 하게 되는 거죠. 학종은 그들을 위한 것이다."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고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평가하겠다는 취지의 학생부종합전형, 그 불편한 진실은 오늘 밤 9시 50분 EBS <다큐프라임> 에서 방송됩니다. 

EBS 뉴스 이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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