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이적행위' 방위사업 비리에 칼 댄다

입력 2017. 5. 22. 18:19 수정 2017. 5. 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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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안보실에 국방개혁팀 설치해 방산비리 살필것"
전문가들 "비리 원천 차단 강력한 통제시스템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후 국회를 방문,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hama@yna.co.kr

정의용 "안보실에 국방개혁팀 설치해 방산비리 살필것"

전문가들 "비리 원천 차단 강력한 통제시스템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방위사업 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쳐 앞으로 비리를 뿌리 뽑는 작업이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내에 국방개혁 전담팀을 설치해 방위사업 비리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도 어떤 형태로든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22일 국회에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만나 비공개 대화에서 방위사업 비리 척결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가 "(국방예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하고, (그러려면) 방산비리도 철저히 봐야 한다"고 주문하자, 정 실장은 "그래서 안보실에 국방개혁팀을 만들어서 방산비리를 주로 보도록 하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고 주 원내대표가 전했다.

방위사업 비리 척결 의지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집에 잘 드러나 있다.

대선 공약집은 "방위사업 비리 적발시 이적죄에 준하도록 처벌 형량을 대폭 강화하고 입찰 자격 참여를 제한하겠다"면서 "방산업체가 부정한 방법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할 경우 징벌적 가산금을 대폭 상향하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즉시 퇴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 실장의 언급도 이런 대선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22일 오후 국회를 방문,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hama@yna.co.kr

방위사업 비리는 단순히 사익을 취하는 수준을 벗어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적행위' 차원에서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에 납품하는 장비나 부품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경우 유사시 전투력를 방해하거나 이를 운용하는 장병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방위사업청이 지난 2006년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방사청 직원이 연루된 비리나 방위사업 브로커가 개입된 비리 등이 끊이질 않고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다.

전 박근혜 정부에서도 방위사업 비리를 이적행위로 간주하고 척결에 나섰지만, 다소 '성과위주식 수사'에 치우쳐 그 근원적인 뿌리는 제거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4년 11월 검사와 군 검사 등 100여명 규모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편성돼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 캣' 도입 비리, 구조함인 통영함과 기뢰제거함인 소해함의 음파탐지기 납품 비리 등이 적발되며 지난 2015년 7월 47명이 구속 기소되고 16명이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방위사업 비리 규모가 1조원대로 드러났으나 재판 과정 등에서 실제 금품이 오간 것은 수억원대로 줄기도 했다.

방사청은 방위사업 비리를 차단하고자 직원과 업체에 청렴서약서를 작성하고, 방위사업체의 입찰과 계약이행에 도움을 주는 대리인·자문·고문·컨설팅업자(이하 브로커) 등의 현황 관리를 하고 있지만, 비리는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

최근 사례를 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군 복무 시절 납품업체 선정을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예비역 준장 최모(59) 씨를 구속했다.

방위사업청 [연합뉴스TV 제공]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과 기동화력사업부장으로 있던 2010∼2012년 항공기 전장품 개발업체 A사를 납품업체로 선정해 주고 4천여만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군이 로켓탄 폐기사업을 민간에 위탁하면서 처리 기술이 없는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고 계약 단가와 물량을 500억원 이상 과다하게 산정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국방부 등은 민간사업자가 탄약 잔여물을 무단 반출해 몰래 처리하려다 폭발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를 냈으나 이 업체를 제재하지 않고 관련 규정을 바꿔줬다. 육군 중령이 뇌물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는 등 로켓탄 사업이 총체적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비리 혐의로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외국 방위사업체의 뒤를 봐주고 거액을 챙긴 혐의로 김양 전 보훈처장이, 방산업체인 옛 STX 계열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옥근 전 해군총장이 각각 실형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검찰이 KF-16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자 변경 과정을 수사하면서 우리 군의 기밀이 외국 방산업체로 대량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방사청을 전격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방위사업 및 군납 비리가 장병들이 먹는 식품, 피복, 장비류, 대형 무기사업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적행위나 다름없는 비리 발생을 사전에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강도 높은 통제 시스템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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