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품에 안겼던 강아지도 '견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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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유명한 강아지인 줄 몰랐어요. 문재인 대통령 품에 안겨 있던 그 강아지라고 하더라고요."
김씨는 "나와 남편은 입양공고란에 올라와 있는 엘리스의 모습을 보고 입양을 결정했는데, 유명한 강아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담이 되더라"라면서 "혹시 사람들이 '문 대통령 품에 안겨 있던 강아지가 겨우 그런 데로 입양을 갔나'라는 말을 할까봐 주변에 말하지도 못하겠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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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이렇게 유명한 강아지인 줄 몰랐어요. 문재인 대통령 품에 안겨 있던 그 강아지라고 하더라고요."
김수희씨(42·경기 안양시)는 지난 20일 태어난 지 4개월 된 강아지 엘리스를 입양했다. 2014년 5월, 함께 생활하던 노령견 두 마리를 떠나보낸 후 3년간 반려견을 집에 들이지 못하던 김씨였다. 그는 "20여 년을 동고동락한 반려견들을 떠나보내고 참 힘들었는데 딱 3년이 되니 어느 정도 마음이 추슬러져 유기견 입양을 결심했다"면서 "그런데 입양하기로 한 유기견이 유명견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대로 엘리스는 유명견이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반려견놀이터를 찾았을 때 품에 안고 있던 강아지가 바로 엘리스다. 당시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편안한 모습으로 문 대통령 품에 안겨 있던 엘리스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문 대통령 마약방석 강아지'로 회자됐다.
엘리스의 딱한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사람들은 귀여운 엘리스에게 보호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엘리스는 비영리민간단체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이하 동행)이 임시보호하고 있던 유기견이었다. 동행 관계자는 "지난 2월 경기도의 한 시보호소에서 엘리스를 구조해 온 뒤로 엘리스를 입양할 가족을 찾고 있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안고 있던 강아지'로 유명해진 뒤 입양문의가 쏟아졌는데, 결국 좋은 가족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행 관계자에 따르면 엘리스의 사연을 소개한 기사(뉴스1 5월8일자 '문재인 후보 품에 안겼던 유기견은 어떻게 됐을까')가 나간 이후 동행 측엔 '엘리스를 입양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졌다.
사람들은 '문 대통령의 품에 안겼던 그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동행 관계자들은 대통령에게 안겼다는 이유로 입양을 원하는 이들에게 엘리스를 보낼 수 없었다. 진정성이 없는 입양은 재유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스를 임시보호하던 이지영 동행 입양담당자는 "'문 대통령의 품에 안겼던 강아지'가 아닌 '유기견 엘리스'를 입양하고 싶어 하는 분에게 입양을 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엘리스를 입양한 김수희씨는 엘리스가 문 대통령의 품에 안겨 있던 강아지라는 사실을 알곤 오히려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김씨는 "나와 남편은 입양공고란에 올라와 있는 엘리스의 모습을 보고 입양을 결정했는데, 유명한 강아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부담이 되더라"라면서 "혹시 사람들이 '문 대통령 품에 안겨 있던 강아지가 겨우 그런 데로 입양을 갔나'라는 말을 할까봐 주변에 말하지도 못하겠더라"라고 했다.
하지만 동행 관계자들은 엘리스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가족을 만났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가 엘리스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극진했고, 유기견에 대한 이해도 상당했다. 3년 전 떠나보냈다는 노령견 두 마리도 김씨가 직접 길에서 구조한 유기견이었다.
김씨는 "유기견 입양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일"이라면서 "다행히 엘리스도 적응을 정말 잘하고 있고, 강아지를 키워보지 않은 남편도 '딸바보'가 돼 엘리스를 너무 예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엘리스를 많은 사람들이 원했다고 들었다"면서 "엘리스가 다시 상처 받는 일이 없도록 잘 돌보겠다"고 말했다.
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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