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감탄·긍정·불만·걱정.. '서울로7017'은 지금

이창훈 2017. 5.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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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청색 불빛이 어둠 속 '서울로7017'을 곳곳에서 수놓자 서울로를 걷던 시민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개장 첫 주말 2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울로를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로를 찾은 시민들은 17m 높이에서 바라본 숭례문과 서울역 광장 등을 바라보며 탁 트인 경관을 즐겼다.

서울고가의 옛 흔적을 바라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와 '트램펄린' 등이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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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고가도로 재탄생 / 베일 벗은 '서울로7017'.. 시민 호평 속 아쉬움도

은은한 청색 불빛이 어둠 속 ‘서울로7017’을 곳곳에서 수놓자 서울로를 걷던 시민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지난 20일 오후 8시, 서울로의 공식개장을 알리는 행사에 맞춰 555개 발광다이오드(LED) 전등과 화분을 둘러싼 551개 조명이 동시에 불을 밝혔다. 전망대에서 서울로를 지켜보던 장이순(58·여)씨는 “밤하늘의 은하수가 내려온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서울역 고가 보행길인 서울로가 이날 오전 10시 정식 개장했다. 45년 동안 차도로 사용되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1년 반의 공사를 마치고 시민의 공중정원으로 재탄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장식에서 “서울로 개장은 자동차 중심도시에서 사람중심 도시로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약 1.2㎞ 길이의 서울로에 228종 2만4000여주의 꽃과 나무가 곳곳에 자리 잡아 시민들을 반겼다. 개장 첫 주말 2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울로를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로를 찾은 시민들은 17m 높이에서 바라본 숭례문과 서울역 광장 등을 바라보며 탁 트인 경관을 즐겼다. 아내와 함께 서울역 광장을 배경으로 셀카(셀프카메라) 사진을 찍던 고치영(50)씨는 “걸어보니 예전 차로 고가도로를 달릴 때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서울로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에는 더 높은 곳에서 경관을 바라보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산인해 국내 첫 고가보행길이자 공중정원인 ‘서울로 7017’이 개장 이틀째인 21일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서울고가의 옛 흔적을 바라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와 ‘트램펄린’ 등이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스카이워크는 서울로 아래를 오가는 차량과 옛 서울고가의 콘크리트와 철근 등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바닥 판을 댄 곳이다. 아이들은 스카이워크 아래에 보이는 풍경을 신기해하며 떠날 줄을 몰랐다. 인정원(37)씨는 “옛 고가도로 철근과 콘크리트를 그대로 살려놔 아이들이 보고 걷는 것만으로도 ‘재생’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볼거리와 공연들도 서울로를 찾은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개장 첫 주말 동안 서울로와 인근 광장에서 오케스트라, 마임공연, 연극 등 20여개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장미무대에서 열린 ‘유로피안 재즈트리오’ 공연을 관람한 김미정(28·여)씨는 “멋진 야경과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하니 공사 때문에 받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반겼다.

편의시설, 그늘막, 휴식공간 부족과 좁은 통행로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온 노종섭(53)씨는 “가뜩이나 사람도 많은데 화단도 지그재그로 배치돼 사람과 화단을 피하느라 제대로 풍경을 즐기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모(70·여)씨는 “계단이 좁아 다리가 아파도 옆에 비킬 곳이 없다”며 “왜 엘리베이터는 아직도 공사 중이냐”고 지적했다.

서울로 개장으로 세입자들이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림동의 한 부동산 업자는 “아파트와 상가 매물이 하나도 없다”며 “서울로 공사 뒤 인근 부동산 가격이 7000만∼1억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만리동 광장 인근에서 맥주 가게를 운영하는 안민수(43)씨는 “임대료가 2배나 올라 길 건너 국밥집이 장사를 포기했다”며 “상인과 건물주가 상생할 수 있는 적정한 임대료 책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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