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이란 대통령, 57% 득표로 재선.. 親서방 개방 정책 탄력
소셜미디어로 당선소감 발표도
19일(현지 시각) 치러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개혁파 후보 하산 로하니(69) 대통령이 득표율 57%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20일 이란 관영통신 IRNA가 보도했다. 강경·보수파 단일 후보 이브라힘 라이시(57) 전 검찰총장은 38.5%에 그쳤다. 로하니 대통령이 4년 임기 연장에 성공함에 따라, 그의 친(親)서방, 개혁·개방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20일 당선 확정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의 승리는 국민의 것"이라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충실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란 보안 당국에서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선 첫 소감을 밝히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 당선 직후 국영방송으로 방영된 공식 연설에서는 "국민은 극단주의와 폭력과는 멀어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길을 선택했다"면서 "우리는 과거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선거 투표율은 73%(4000만명)로 이례적으로 높았으며, 여성과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이 특히 높았다. 강경보수파가 라이시 후보로 단일화하며 결집하는 등 선거 막판 총력전을 벌였지만, 결국 큰 표 차이로 진 것도 여성·젊은 층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여성의 히잡(이슬람식 머리 스카프) 착용과 소셜미디어 사용 등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에 여성·젊은 층 유권자가 로하니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2013년 대선에서 외부 세계와의 관계 개선 등을 내걸고 당선된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핵개발 축소를 조건으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푸는 이란 핵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제 제재는 해제됐지만 청년 실업률이 30%대에 이르고 있고 물가도 계속 치솟는 등 경기 회복이 국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탓이다.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외국 기업의 투자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BBC는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로하니 대통령이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78)의 신임을 얻느냐도 관건이다. 하메네이는 이번 선거 유세 기간 경기 문제를 거론하며 로하니 대통령을 수차례 비판했다. 신정(神政) 체제인 이란에서 대통령은 서열 2위로, 정치·종교의 수장인 최고지도자의 지휘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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