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익숙한 이란 2030, 개혁파 로하니 택했다

이기준 2017. 5. 22.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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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연임 .. 개방정책 강화 밝혀
다음날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 테러 지원행위 중단해야"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이란 국민은 개혁과 개방을 선택했다. 이날 중도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57.1%를 득표하며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전 검찰총장(38.5%)을 누르고 재선됐다.

로하니는 당선이 확정되자 승리 연설을 통해 “오늘 이란은 상호 존중과 국익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교류를 증진할 준비를 마쳤다. 이란인들이 극단주의 및 폭력과 결별하고 국제 협력의 길을 택한 것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며 지난 임기 동안 펼쳤던 개혁·개방 정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을 천명했다.

이번 대선은 로하니가 지난 4년간 보여준 국정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이 짙었다. 2013년 당선된 로하니는 임기 동안 표현의 자유 보장, 인터넷 검열 완화, 여성 권익 신장 등 국내 이슈에서 개혁 정책을 추진했다. 외교 분야에선 고립주의를 타파하고 국제 사회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앞장서 2015년 미국이 주도한 주요 6개국(P5+1)과 역사적인 핵 합의를 타결시켰다.

로하니의 경쟁 후보였던 라이시는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는 보수파 성직자다. 인터넷 검열에 찬성하고 대학의 이슬람화와 성별 분리 정책을 지지하는 등 이슬람적 가치 수호를 강조해왔다. 이번 대선 유세에선 개방을 추진하려는 로하니에 맞서 미국 등 서구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농업 진흥 정책으로 경제적 자립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로하니의 재선을 이끈 원동력은 도심에 거주하는 20·30대 유권자들이었다. 미국 뉴요커지는 “첨단 기술에 밝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며 교육 수준이 높은 이들이 지난 2013년 로하니 대통령 당선의 주역이었고 이번에도 그에게 표를 몰아줬다”고 분석했다. 1978년 이란 혁명 이후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이란 20·30은 전체 인구의 40%에 해당한다.

로하니 정권에서 과거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높아지고 복장이 보다 자유로워지는 등 인권 신장을 경험한 여성 유권자들도 로하니의 강력한 지지층이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여성 유권자 암술(60)은 NBC뉴스 인터뷰에서 “로하니가 당선되기 전엔 여성들에게 자유가 없었다. 로하니는 자유를 원하는 나같은 여성들에게 완벽한 후보”라고 말했다. 로하니의 당선 직후 테헤란에서 여성 운전자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와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깜빡거리며 승리를 축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로하니의 최우선 과제는 현재 이란에 부과돼 있는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 2015년 핵 협상을 통해 2차 제재 등 일부 제재에서 벗어났지만 테러지원, 탄도미사일 개발, 인권탄압 등과 관련해 부과된 제재는 여전하다. 로하니는 유세 기간 이 모든 제재를 해제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2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향해 “이란은 지역 내 테러 지원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 또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고 이란 국민의 마땅한 권리인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이 로하니의 바람대로 제재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치러야 할 과제들을 재차 상기시킨 것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f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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