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짜고 김동연 밀고…‘소득주도 성장’ 탄력

  • 등록 2017-05-21 오후 3:42:39

    수정 2017-05-21 오후 4:59:52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문재인 정부 첫 경제팀 윤곽이 잡히며 ‘J노믹스’(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의 핵심인 소득 주도 성장 정책도 본격적인 닻을 올릴 전망이다. 청와대가 경제 불균형 및 분배 개선을 위한 정책 밑그림을 그리면 행정부가 재정을 주요 수단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리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일부 청와대 참모진 및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청와대 정책실장 장하성(고려대 교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의용(아시아정당 국제회의상임위원장), 외교안보특보 홍석현(한국신문협회 고문), 외교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UN사무총장 정책특보),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광두(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동연(아주대 총장), 외교안보특보 문정인(연세대 명예특임교수).
21일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에 임명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재벌 개혁에 앞장섰던 국내 대표 참여형 지식인이다. 최근에는 ‘한국 자본주의’(2014년), ‘왜 분노해야 하는가’(2015년) 등의 책을 연이어 펴내며 국내 소득 불평등 문제로 관심의 지평을 넓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 신임 실장을 “과거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변화시켜 경제 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며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 지배 구조 개선 등 구조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장 실장은 기존 ‘재벌 저격수’를 넘어 한국 사회의 분배 문제 개선을 위한 정책 이론과 밑그림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제 성장의 성과는 누가 차지했는가’에 대한 답은 첫째가 기업이고 둘째가 소득 상위 계층이다”라며 “지난 25년 동안 한국 경제는 기업이 부자가 되는 기이한 성장을 했고, 상위 계층만 더 잘 사는 목적을 상실한 성장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기존 재벌에 인위적·강제적 조치를 한다는 것은 빈자리를 메우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성장이 없다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며 단순 재벌 규제보다 경제 전반의 분배 구조 개선에 정책 무게를 둘 것을 시사했다.

△장하성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발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득 주도 성장의 첨병이자 마중물은 재정이다. 정부가 나랏돈을 풀어 일자리를 만들고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 부양 및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이런 정책을 실행에 옮길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내정자는 옛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 재정정책기획관, 기재부 예산실장,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 2차관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예산통’이기 때문이다. 옛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해 출범한 기재부 장관을 예산통 출신이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처럼 통념을 깬 인사에 재정 정책을 중시하는 새 정부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새 경제팀이 맞닥뜨린 발등의 불인 추가경정예산, 내년 본예산 편성 등도 나랏돈을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푸느냐의 문제다. 장 신임 실장도 이날 “공공부문에서 그간 왜곡됐던 고용 형태, 예를 들어 지속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계속 바꾸는 비정규직이나, 고용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 등을 조정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공공부문에서도 당연히 일자리 창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참여정부의 ‘비전 2030’을 만들었던 만큼 현 정부의 경제 공약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분”이라며 “그립(조직 장악력)이 센 분이라 과거에 못했던 일들을 힘 있게 추진할 것 같다”고 했다. ‘비전 2030 보고서’는 참여정부 때 성장과 복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제시한 국정 마스터 플랜이다.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발탁한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색깔을 혼합한 경제 정책의 조언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설계했던 김 부의장은 이번 대선에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J노믹스의 뼈대를 만들었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소득 주도 성장은 결국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단기 경기 대응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 소득 재분배를 강화하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포용적 성장’ 전략이 함께 제시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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