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親서방' 이란 대통령 당선에도 첫날부터 '경고'

김형욱 입력 2017. 5. 21. 10:46 수정 2017. 5. 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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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친 서방 노선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당선 첫날부터 축하가 아닌 경고를 날렸다.

종교 원리주의를 앞세운 이란 내 보수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공격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로하니는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핵 합의를 하고 대 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등 친 서방 성향의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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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이란과 대립 사우디 방문 중 밝혀
경제제재 추가완화 모색 로하니에겐 '부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모하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왕자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사우디 왕실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친 서방 노선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당선 첫날부터 축하가 아닌 경고를 날렸다. 종교 원리주의를 앞세운 이란 내 보수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공격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로하니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탄도미사일 시험, 불확실한 지역에서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행동을 멈추는 데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선에 성공한 만큼 중동에서 테러 조직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기회가 생겼다”며 “이란 국민이 표현·결사의 자유를 되찾도록 노력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적절한 시기(right time)이 오지 않는 한 현재로선 이란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 같은 반응은 앞선 19일 치러진 이란 대선의 결과를 고려하면 다소 의아하다. 중도파 로하니는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로하니는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핵 합의를 하고 대 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등 친 서방 성향의 지도자다. 결과적으론 57%대 39%라는 압승으로 끝났지만 서방과의 교류로 얻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라이시 후보의 맹공에 연임을 위협받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으로선 위험 요소가 줄어든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이 발언은 우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종교·정치적으로 오랜 적대관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만나 1100억달러(약 124조원) 규모의 무기 수주 계약을 맺고 사우디 측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틸러슨의 발언도 살만 국왕과의 만남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로하니 대통령으로선 미국의 이 같은 기조가 앞으로 4년 임기의 정치적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로하니는 경제 회복을 위해 남은 제재도 해소하기로 했지만 틸러슨이 제재 이유를 조목조목 거론하며 제재를 쉽사리 풀어주지 않으리라 공언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2015년 7월 핵 합의 후 원유 수출 등 이란의 핵개발 후 이뤄진 2차 제재를 풀었지만 금융 등 부문의 제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리아 등 중동 내전 지역에 대한 지원과 탄도미사일 개발, 자국 인권 탄압 등이 그 이유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전일 치러진 대선에서의 연임을 확정한 후 TV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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