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니전 대승, 만족 모르는 ‘신태용 자율축구’


입력 2017.05.20 23:35 수정 2017.05.20 23:35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기니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3-0 완승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모습

기니전을 기분 좋은 3-0 승리로 이끈 대표팀. ⓒ 연합뉴스

이보다 더 좋은 출발이 있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U-20 축구 국가대표팀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A조 조별리그 1차전 기니와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기니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했지만, 한국은 안정적인 수비와 놀라운 결정력을 뽐내며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결과는 완승이었지만, 사실 대표팀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기니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개인기를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고, 대표팀은 전반 20분이 넘어서까지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기니의 등번호 20번 압둘라예 쥘스 케이타는 놀라운 스피드와 개인기를 선보이며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는 수비수 2~3명을 너무나도 쉽게 제쳐냈고, 압박과 도움 수비도 개인 능력으로 이겨냈다. 전반 10분 중원에 위치했던 이상헌은 케이타의 드리블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거친 반칙을 범하며 옐로카드를 받는 등 1대1로는 막을 수 없는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캡틴’ 이상민과 정태욱이 이끈 수비진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피지컬에서는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넘어지면 재빨리 일어났고, 케이타의 개인기에 공간을 내주면 빠르게 커버했다. 측면 공격수 이승우와 백승호도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단단함을 더해줬다.

신태용호는 전반 내내 기니의 공세에 고전했지만, 조직적인 수비로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자 이승우가 케이타 못지않은 개인기를 뽐내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6분 장기인 드리블 돌파를 통해 기니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한 박자 빠른 중거리 슈팅이 기니 수비수 알리 카마라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전 내내 고전했지만, 이승우의 번뜩임이 분위기와 함께 승기를 가져왔다.

전반 막판에는 이승우의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은 패스가 조영욱의 추가골로 이어졌지만,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 확인 결과 이승우의 드리블 시도 과정에서 라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이 나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신태용의 ‘신바람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후반 8분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잡은 조영욱이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기니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이승우와 백승호의 연계 플레이가 빛을 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9분 이상헌을 빼고 임민혁을 투입하며 공격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그러자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31분 이승우의 절묘한 패스를 잡아낸 임민혁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아냈고, 침착한 슈팅과 함께 기니의 골망을 흔들었다. 신태용 감독의 용병술과 이승우의 번뜩임, 임민혁의 침착함이 합작해낸 완벽한 추가골이었다.

신태용호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36분 기니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백승호가 감각적인 칩샷으로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백승호는 경기 내내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는 높은 결정력을 뽐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이후에도 신태용 감독은 경기 막판 백승호를 빼고 강지훈을 투입하는 등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공격 축구의 대명사다운 면모를 뽐냈다.

신태용호는 공격 못지 않게 탄탄한 수비도 빛이 났다. ⓒ 연합뉴스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다. 먼저, 대표팀의 공격은 ‘자율 축구’란 이름에 걸맞게 창의적이었고, 번뜩임의 연속이었다. 밀리던 분위기를 완벽하게 뒤집은 이승우의 한 방과 팀 내 최단신이지만, 재능만큼은 최고 수준임을 증명한 임민혁,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백승호는 대표팀이 조직력뿐 아니라 개인 능력도 최고 수준이란 것을 증명했다.

수비진은 차분했고, 조직적이었다. 전반전에 케이타를 앞세운 기니의 공세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실점을 내주지 않은 것이 이상할 만큼, 기니의 전력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그라운드 위의 모든 선수가 협력하며 무실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기니가 슈팅 숫자에서는 한국보다 무려 12개를 더 앞섰지만, 완승을 따낸 데는 수비진의 역할이 매우 컸다.

시작이 반이다. 수비진이 보여준 차분함을 유지하고, 조직과 개인의 절묘한 조화가 이루어진 공격진이 앞으로도 힘을 발휘한다면, 목표인 8강을 넘어 그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가능하다. 역대 최고의 재능들이 모인 대표팀이란 평가가 거짓이 아니란 것을 마지막 경기까지 증명해주길 기대해본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근승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