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선일보

커튼 옆에 숨은 치밀한 코미..트럼프 만찬 앞두고 '회피 훈련' 화제

이현택 기자 입력 2017.05.20. 12:05 댓글 0

트럼프 정권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 지휘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1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독대를 앞두고 이른바 '트럼프 회피 훈련'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미 전 국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지난 1월 백악관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회피하기 위해 커튼 옆에 숨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노란색 원 안)./워싱턴포스트 캡쳐

트럼프 정권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수사 지휘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1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독대를 앞두고 이른바 ‘트럼프 회피 훈련’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지난 1월 27일 백악관 독대를 앞두고 ‘청문회’에 버금가는 수준의 모의 훈련을 했다. 마치 인사청문회를 가정한 것처럼 트럼프의 압박형 질문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이 답변하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코미 전 국장의 측근은 “수사의 독립성과 자기의 도덕적 잣대를 희생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면서 "(민감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방법을 연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미 전 국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독대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자신의 차로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발언 내용을 적었다. 이른바 ‘코미 메모’다. 코미는 이 메모를 미 법무부 및 FBI 관계자들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미 전 국장은 또 다른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커튼 위장술’까지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사·사법기관 관계자 초청 행사에서 코미 전 국장은 어두운 파란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다. 당시 행사장 뒤편에 있는 커튼과 유사한 색깔로, 최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함이라고 벤자민 위티스 브루킹스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을 못 보기는커녕, 코미 전 국장의 이름을 크게 부르고 그를 앞으로 나오게 한 뒤 포옹까지 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와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손을 쭉 뻗어 악수한 덕분에 포옹을 당하는 상황은 가까스로 면했다. 이에 대해 위티스 수석연구원은 “코미가 트럼프와 포옹을 하지 않기로 단단히 결심한 상태였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팔을 쭉 내밀어 트럼프와 손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미 전 FBI 국장의 '커튼 위장술'을 빗댄 합성사진./트위터 캡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코미 전 국장이 커튼에 숨으려 했다는 점을 빗댄 합성사진이 회자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예 코미 전 국장의 몸에 커튼 재질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달 9일 해임됐다. 해임 직후인 이달 1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코미 전) FBI 국장은 또라이(nut job) 같다”고 말한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관련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