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선일보

'직방·다방'부동산 앱 가입했다 스팸전화 몸살..방 구하려다 우는 임차인들

이경민 기자 입력 2017.05.20. 10:28 댓글 0

"방 구하셨나요? 좋은 매물 나왔으니 연락주세요~"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일주일간 시도때도없이 걸려오는 부동산 광고 전화와 문자 때문에 업무에 집중을 못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용자의 전화번호를 확보한 부동산 업체들은 방을 보고 간 이용자에게 수시로 광고성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업체들끼리 무단으로 소비자 개인정보를 공유해 영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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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구하셨나요? 좋은 매물 나왔으니 연락주세요~”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일주일간 시도때도없이 걸려오는 부동산 광고 전화와 문자 때문에 업무에 집중을 못 할 지경에 이르렀다.

참다못해 전화번호를 추적해보니 얼마 전 방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몇 차례 연락했던 부동산 직원 번호였다. 방을 보러 갔을 때 “방금 방이 나갔다”, “그런 방은 없다”며 번번이 헛걸음시키더니 개인정보까지 털린 기분이 들어 더욱 화가 났다.

/조선DB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사업자의 허위 매물 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도록 약관을 시정하면서 기승을 부리던 허위 매물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앱을 통해 소비자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확보한 부동산 업체들이 수시로 전화·문자를 보내는 등 무차별 ‘호객행위’를 벌이고 있어, 또 다른 유형의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방 보러 오라” 스팸 문자·전화로 몸살

부동산 중개앱에 허위매물을 올려 손님들을 유인하는 것은 임대차 시장에서 이미 널리 퍼진 호객 수법이다. 좋은 매물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내놓고 손님이 ‘미끼’를 물면 ‘방이 방금 나갔다’며 시치미를 떼며 다른 방을 보여주는 식이다.

최근에는 ‘2차 호객행위’가 더 큰 문제로 꼽힌다. 이용자의 전화번호를 확보한 부동산 업체들은 방을 보고 간 이용자에게 수시로 광고성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가 하면, 업체들끼리 무단으로 소비자 개인정보를 공유해 영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 방을 구하고 있다는 직장인 B(30)씨는 부동산 중개앱을 통해 방을 보고 온 지 일주일 후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에 시달렸다. “방을 보러 오라”는 광고성 전화였다. 심지어 카카오톡으로도 말을 걸며 방을 보러 오라는 광고성 메시지를 받았다. 알고 보니 얼마 전 다녀왔던 부동산 사무실에서 B씨의 전화번호를 사내 영업인력들끼리 멋대로 공유해 전화 영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직방 홈페이지 캡처

◇부동산 업체들 “앱 광고비 급등…‘본전’ 찾으려면 어쩔 수 없어” 변명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이런 마구잡이식 영업이 벌어지는 이유로 비싼 중개앱 광고 수수료를 지목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앱은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매물을 올릴 공간을 제공하고 광고비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중개인들은 매월 광고비를 내고 최소 10개의 매물을 등록할 공간을 받는데,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서 과장된 조건과 가격의 허위매물을 올리는 것이다.

최근 이들 부동산 앱이 광고비를 대폭 인상해 중개인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올해 ‘일반 매물 상품(과밀지역 기준)’의 가격을 2015년 월 16만5000원에서 월 26만원으로 57.6% 인상했다. 다방은 같은 기간 5만원에서 14만3000원으로 3배 가까이 올렸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한 달 사이 수십개의 부동산 업체들이 생기고 또 폐업했다”며 “부동산 앱에 종속된 우리 중개인들도 먹고살려면 허위매물이나 전화 영업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직방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고객 정보를 이용해 무단 전화영업을 하는 행위에 대해 “스팸성 문자나 전화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소비자 전화번호를 알아야 중개인이 바로 매물을 소개해줄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는 건 구조상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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