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OPEC 감산 연장, '승자의 저주' 될 것"

이선목 기자 2017. 5. 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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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총회를 앞두고 감산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50달러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블룸버그(Bloomberg)는 OPEC의 감산 연장은 결국 '피루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각)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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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총회를 앞두고 감산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50달러대를 회복했다.

이미지=박상훈 기자

그러나 블룸버그(Bloomberg)는 OPEC의 감산 연장은 결국 ‘피루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각) 전망했다. 피루스의 승리란 희생이 아주 커서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의미하는 말로, ‘승자의 저주’라고도 한다.

OPEC은 지난 2014년 11월 하루 평균 180만배럴 수준의 감산에 합의했다. 그들은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고, 유가는 10% 상승했다. 산유국들은 유가를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가장 위협적인 존재를 간과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13개 OPEC 회원국을 위협하는 존재는 미국의 셰일 생산자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셰일 생산자들은 OPEC이 감산을 이행하는 동안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셰일 유전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서부 텍사스 퍼미안(Permian)과 이글 포드(Eagle Ford)에서는 심지어 배럴당 34달러 이하의 가격으로도 셰일 오일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셰일 생산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맥쿼리그룹은 올해 12월까지 생산량이 이전 예상치인 90만배럴에서 늘어난 하루 평균 140만배럴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체이스도 같은 기간 기존 전망치 대비 2배 높은 하루 평균 80만배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생산자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미국 셰일 생산자들이 그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셰일 유전 지역/그래픽=박종규

유진 웨인버그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셰일 오일 생산이 증가하는 양은 OPEC 감산량의 절반 수준”이라며 “또 러시아 감산량에 비해서는 2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만약 감산 합의가 연장된다면, 참여국들은 더 큰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될 것이며, 이러한 추세는 다소 긴 기간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에게 있어 내년 상황도 긍적적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JP모간은 2018년 셰일 오일 생산이 하루 평균 10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메릴린치 오브 아메리카 역시 같은 기간 하루 평균 95배럴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사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져도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이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은 가격이 30~40달러로 떨어져도 아직 가동하지 않은 유정을 통해 여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OPEC과 그 동맹국들은 미국 셰일 오일 생산이 증가하면 그들이 감산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를 위태롭게 만들고 오히려 가격을 바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 6개월,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 9개월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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