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의시사전망대] 금값보다 비싼 '비트코인'..왜 급등할까?

입력 2017. 5. 20. 08:45 수정 2017. 5. 20. 10: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0일(토)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
 
▷ 박진호/사회자:
 
경제브리핑,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소장님 안녕하세요.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경제연구소를 설립하신 거네요.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그렇습니다. 사실 기자로서 보도자료를 전달해 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의 노하우를 녹여볼까 하는 생각에 독립을 하게 됐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기대해보겠습니다. 참조은경제연구소입니다.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죠. 이것이 금 가격을 추월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데요.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그렇습니다.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가 없습니다. 온라인상의 가상화폐입니다. 사실 돈이라는 것은 중앙은행이 찍어냅니다. 그리고 정부가 총량 규제를 좀 하죠. 그러나 이렇게 물리적 온라인상의 가상화폐는 이런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규제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총량의 제한은 돼있습니다만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통해서 유통이 되고요. 또 외화 송금이나 전자결제, 물건을 사는데도 지금은 점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자산가치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드디어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금값을 추월했다는 겁니다.

국내에만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거래소가 10여 개가 있습니다. 아마 포털 사이트에 비트코인 거래소라고 치면 나오는데요. 이게 24시간 365일 거래가 됩니다. 한 거래소에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을 보면 220만 원에서 230만 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달러로 환산하게 되면 거의 2,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는 건데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이 온스 당 1,23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게 되면 비트코인이 금 가격보다 두 배 가량 비싼 통화가 됐다는 건데요. 이게 사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비트코인 가격이 3, 400달러 선이었으니까 1년 새 6배 이상 급등했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이 비트코인이 실질적으로 가치를 갖고 있다지만 좀 반신반의하는 경제주체들이 많았고. 그랬는데. 그런데도 최근에 이렇게 급등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요?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가장 큰 이유는 일본과 미국 때문에 그렇습니다.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건데요. 우선 일본이 지난달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습니다. 특히 오는 7월부터는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유통할 경우 소비세까지 면제해주겠다는 제도를 시행한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지금 비트코인을 확보하려는 자금의 거의 절반 이상이 엔화 자금입니다. 두 번째가 미국도 사실은 그동안 비트코인에 부정적이었는데요.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은 비트코인 ETF라고 해서 상장지수펀드를 파생상품에 상장시키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ETF상장지수펀드라는 게 무엇이냐면, 비트코인 가격을 반영한 금융상품을 만드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이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한 마디로 미국도 비트코인을 더 이상 무시하지 않고 금융상품의 일부 기능을 인정한다는 겁니다. 사실 그동안 비트코인 거래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1위였습니다. 비트코인이 가상화폐다 보니까 규제를 안 받다보니까 불법 뇌물, 이런 거래로 당연히 압도적으로 1위였는데. 그러나 지난달부터 일본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이번 달 들어서는 일본의 거래량이 1위고요. 2위가 미국, 중국이 3위, 그리고 유로화가 4위, 우리나라 원화가 5위입니다. 우리나라 거래 규모도 하루에 수조 원대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이 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비트코인은 각국 중앙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이게 어떤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겁니까?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비트코인은 2009년 1월이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최초의 암호화된 화폐입니다. 이 사람이 총량을 정해놨습니다. 비트코인은 원화나 달러처럼 중앙은행과 같은 특정기관에서 발행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하다보니까 철저하게 익명입니다. 아이디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누가 언제 얼마만큼의 비트코인을 거래했는지 단 한 건도 예외 없이 암호화 돼있다는 겁니다.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요. 2,100만 비트코인이라는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지난 2월 현재 1,600만 비트코인이 채굴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특정기관에서 발행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이 맨투맨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누구라도 그러면 1비트코인의 가격이 지금 거의 230만 원이라면 이게 하나만, 1비트코인만 개발한다 하더라도 한 달 월급 아닙니까? 그러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느냐. 할 수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사실 채굴, 마이닝, 금처럼 채굴이라는 단어를 쓰는데요. 비트코인을 금처럼 땅에서 캐내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대용량, 고사양의 컴퓨터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연산, 알고리즘을 풀어야 합니다. 이러한 연산을 성공적으로 하게 되면 보상으로 소량의 비트코인이 지급이 됩니다. 이 과정을 금을 캐는 일에 비유해서 채굴, 마이닝이라는 단어를 쓰는데요. 불특정다수가 자신의 고용량 컴퓨터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이게 일대일로 이뤄지다보니까 이것을 암호화하고 암호를 푸는 작업이 다시 기록화 되고. 그러니까 수많은 컴퓨터를 동원한 다수의 참여가 이뤄지다보니까 비트코인이 상당히 채굴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총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이처럼 굉장히 공급에 비해서 수요가 많다보니까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고 있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게 간단하게 만드는 게 아니었군요. 이번에 전세계에 타격을 줬던 랜섬웨어. 이거 해커들이 잠가놓은 파일을 복구하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이게 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걸까요?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맞습니다. 사실 지난 주말에 발생했던 랜섬웨어 사태. 해커라는 게 그동안은 불특정 다수의 PC에 접근해서 악성코드를 감염시킨 후에 파일을 열어볼 수 없도록 암호화 시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파일 복구 조건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는데요. 왜 하필이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냐. 이게 과거 같으면 해커들은 막대한 달러를 어느 계좌로 입금하라고 하겠지만. 이런 대포 통장은 결국 추적하면 잡힙니다.

하지만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전세계 어느 환전소에서라도 환전 한 번만 하면 돈세탁이 가능합니다.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기존 화폐와는 달리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이 없고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가 가능하고요. 화폐처럼 사용되지만 물리적으로 만질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원화나 달러와 같은 실물화폐가 아니니까 중간 상인도 없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비트코인의 경우에 이런 특징 때문에 탈세와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거래의 익명성, 아이디 하나만 갖고 있으면 모든 자금의 이전이나 통화거래가 다 가능하다보니까. 그래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뭐라고 표현했냐면. 이번 랜섬웨어 사태를 비트코인이 초래했다는 기사까지 싣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만에 하나 이 비트코인이 폭락할 경우도 있을 것 아니에요? 이렇게 되면 투자한 분들, 굉장히 큰 손해를 보게 될 텐데. 이게 보호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그렇습니다. 문제는 비트코인은 가격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가상화폐다보니까 중앙은행의 규제 범위 밖에 있다는 건데요. 우선 가격변동성을 보게 되면 지난 2013년 1비트코인 당 1,200달러에 육박하다가 중국의 불법자금이 계속해서 비트코인을 사들이니까 중국 정부 당국이 규제를 내놨습니다. 그러니까 갑자기 2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들어서 200만 원 넘게 폭등하면서 화폐로서의 기능보다는 어떤 투자자산의 가치로 굉장히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다 일본처럼 공식적으로 결제수단을 인정하고 있고 미국과 영국도 외환거래로 인정하는 분위기고요.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조만간 가상화폐 취급 관련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우리 실생활에 다가오고 있지만 각국 정부의 공동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하나의 디지털 화폐가 또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게 해킹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아, 해킹.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그렇습니다. 이게 아무리 시장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비트코인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해커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이 이런 비트코인 확산에 따른, 그리고 국가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만큼 익명, 차명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각종 국제범죄에 악용되고 있고. 그리고 이 돈이 해킹당해서 투자해서 손해 보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해킹, 마약, 돈세탁과 같은 범죄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공동 투자자 보호 대책이 가능한 빨리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