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03년 '검사와의 대화'는 실패.. 이번엔 인사·시스템?

문동성 기자 입력 2017.05.20. 05:02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검찰 개혁의 고삐를 강하게 쥔 배경에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국 평검사와의 대화' 실패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인선 등 검찰 개혁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자 평검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검찰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려고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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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수사권 조정 핵심.. 예전과 달리 국민 공감대 상당 '돈봉투 만찬' 계기 인적 개혁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검찰 개혁의 고삐를 강하게 쥔 배경에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국 평검사와의 대화’ 실패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인선 등 검찰 개혁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자 평검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검찰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려고 시도했다. ‘검찰 인사에 대한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면 자체 개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제도 개혁만으로 되지 않는다. 제도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제도를 운용하는 것도 사람”이라며 “사람이 조금 바뀌어야 여러분이 말하는 제도도 제대로 만들어지고 평검사도 검찰 지휘부에 대해 할 말 하면서, 부당한 명령 받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권력에 ‘줄서기’ 했던 당시 검찰 상층부에 대한 물갈이와 향후 인사의 중립성 확보가 검찰 개혁의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발언의 배경에는 평검사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신뢰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평검사와의 대화는 기대와는 달리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노 전 대통령은) 그들(평검사)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사고에서 검사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는 세력들이 고졸 출신 변호사였던 대통령에게 ‘학번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식으로 거만했다”며 “기득권적 사고를 버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회고록 ‘문재인의 운명’에서도 “우리는 검찰 개혁의 출발선을 검찰의 정치적 중립으로 봤다. 그런데 이명박정부 들어서자마자 그들은 순식간에 과거로 되돌아가 버렸다”고 반성했다.

문 대통령은 법률로 확립된 시스템에 의한 검찰 통제를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이 핵심이다. 비(非)검찰 출신이자 학자 출신인 조국 민정수석을 임명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와는 다르게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상당하다. ‘돈봉투 만찬’을 계기로 인적 개혁에 착수한 것은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고 향후 발생할 내부 반발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성격도 짙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 중립성 확보 등 인적 개혁을 시작으로 시스템 개혁까지 도달한다는 게 검찰 개혁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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