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세계일보

[사설] 총성 울린 검찰 개혁.. 과도한 권력 나누고 낮추라

박태해 입력 2017.05.19. 23:28 수정 2017.05.19. 23:34 댓글 0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칼을 뽑았다.

문 대통령은 어제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법무부 검찰국장에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을 보임했다.

'돈 봉투 만찬'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좌천됐다.

이번 돈 봉투 만찬을 비롯해 벤츠 여검사, 주식 대박 검사장과 같은 검찰의 구태와 범죄를 척결하는 데에도 요긴한 방책이 될 것이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물갈이 인사 그쳐선 곤란 / 공수처 신설 통해 전횡 막고 / 차관급 54명도 감축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칼을 뽑았다. 문 대통령은 어제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법무부 검찰국장에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을 보임했다. ‘돈 봉투 만찬’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좌천됐다.

‘돈 봉투 만찬’ 당사자인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은 지난달 21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최순실 게이트 수사팀과 법무부 간부들에게 격려금으로 각각 70만~100만원의 돈 봉투를 건넸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불구속 기소돼 검찰 부실 수사가 여론의 도마에 올라 있던 때였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 범죄 척결이 직분인 검찰 조직의 무딘 준법의식을 엿보게 된다.

이번 개혁은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지만 우려스러운 대목이 없지 않다. 윤 신임 지검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동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 부장검사 재직 시절엔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외압에 반발해 좌천됐던 적이 있다. 그런 인물을 정권이 바뀌자마자 기수를 뛰어넘어 발탁한 것은 조국 민정수석이 밝힌 ‘검찰 인사 불개입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가 ‘박근혜 검찰’을 ‘문재인 검찰’로 만들려고 한다는 일각의 시선에 유의해야 한다.

개혁의 목적은 검찰이 본래의 사정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견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을 나눌 필요가 있다. 과거 검찰은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다 보니 청와대와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를 막지 못했다. 대통령 탄핵 사태를 부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원인도 거기서 출발한다. 성역 없는 수사를 하자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번 돈 봉투 만찬을 비롯해 벤츠 여검사, 주식 대박 검사장과 같은 검찰의 구태와 범죄를 척결하는 데에도 요긴한 방책이 될 것이다.

검사에 대한 과도한 예우도 이참에 손봐야 한다. 검찰에는 장관급인 검찰총장 외에 차관급 예우를 받는 검사장 이상이 54명에 이른다. 행정부 전체 차관급 공무원(105명)의 절반이 넘는다. 고시에 합격하면 5급 사무관으로 시작하는 행정·외무직과는 달리 사법고시에 합격해 초임 검사로 발령을 받으면 3급 부이사관의 처우를 받는다. 검사에 대한 지나친 예우는 전근대적이고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새 정부의 개혁은 지금이 적기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검찰 개혁이 용두사미 식으로 끝나선 안 된다. 사람을 바꾸는 물갈이 인사에 그쳐선 곤란하다. 불신의 검찰을 ‘신뢰의 검찰’로 돌려놓는 근본 수술이 절실하다.

관련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