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헌재소장 지명]'개혁의 상징' 2명 같은 날 인사..법조 전반 개혁 메시지

손제민·김지환 기자 2017. 5. 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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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김이수·윤석열 선택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지명을 발표하기 위해 연단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두 명의 법조 관련 고위 인사 발표를 했다. 오전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승진 임명한 데 이어 오후에는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두 사람을 묶는 키워드는 ‘개혁’이다.

김 헌재소장 지명자는 역대 헌재소장들 가운데 가장 진보·개혁적 인선으로 평가된다. 김 지명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심판사건 증인 심리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가장 끈질기게 추궁했다. 또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때에는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헌재소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직접 인선 발표를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지명자를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김 지명자는 지명되기 전날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문 대통령과 같은 줄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이 주목받기도 했다.

윤 검사는 박근혜 정부하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대선개입 사건을 원칙대로 수사하다가 미운털이 박혀 좌천된 뒤 일약 ‘국민검사’로 떠올랐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기용되며 실력을 발휘했지만, 검찰 내 기수 등을 고려할 때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전임자(이영렬)보다 다섯 기수나 아래다. 파격적 발탁은 국정농단 사건 추가수사는 물론 검찰개혁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헌재소장 인선 발표 후 “혹시 질문 있습니까”라며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자청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윤 검사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 유지”라며 “그 점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은 같은 지방검사장이면서 그동안 고등검사장급으로 보임했다”며 “그 부분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 지방검사장 직급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신임 검사장을 임명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고검장들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최고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콕 집어낸 조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적 개혁이냐 시스템 개혁이냐는 사실 분리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오늘 인사의 내용은 지금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감찰받고 있는 두 분(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정상적으로 공직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공백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을 하루에 발표함으로써 검찰을 포함해 법조 전반에 강력한 개혁 메시지를 발신하는 효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건을 묶어 발표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빈자리를 빨리 채운다는 의미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손제민·김지환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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