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 대통령·5당 원내대표 회동]청 권위·관행 뺀 '원탁 오찬'

김한솔 기자 입력 2017.05.19. 21:48 수정 2017.05.19. 23:34

김 원내대표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 나와 있는 문 대통령을 보고 이렇게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5당 원내대표들이 들어올 때마다 일일이 맞이하며 안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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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대통령이 문 밖 마중…이름표도 달지 않고…
ㆍ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인삼정과·손편지도 전달

문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원내대표들을 기다리며 주영훈 경호실장과 이름표 착용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고, 이리 나와 계시면….”(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이곳이 장소가 좋은 곳이어서.”(문재인 대통령)

김 원내대표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장소인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 나와 있는 문 대통령을 보고 이렇게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앞 감나무 아래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간단한 테이블을 마련해 놓고 직접 ‘손님맞이’를 했다. 문 대통령은 5당 원내대표들이 들어올 때마다 일일이 맞이하며 안부를 물었다. 그동안 대통령과 국회 대표단 회동에서는 국회 대표단이 먼저 와서 기다리다 대통령을 맞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항상 저희가 먼저 와서 기다렸는데, 오늘은 또 다릅니다”라며 웃었다.

참석자들은 청와대 방문자들이 관행적으로 왼쪽 가슴에 다는 이름표도 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이름표 패용은 권위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에 명찰을 떼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대통령은 그간 청와대에서 열리는 각종 정부 회의에 모든 참석자가 이름표를 다는 관행을 재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며 “권위주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의 상징으로 지목될 수 있는 방문객과 청와대 직원들의 이름패 패용 관행 개선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 회동 장소인 상춘재는 외빈 접견에 주로 사용되는 청와대 내 전통 한옥 건물이다. 과거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주로 본관에서 이뤄졌다. 한식 코스로 진행된 이날 오찬에는 비빔밥과 삼색 구절밀쌈, 유자향 메로구이, 한우 너비아니 등이 나왔다. 주메뉴는 비빔밥이었는데, ‘통합’을 의미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참석자들은 상석이 따로 없는 흰색 테이블보를 깐 원탁에 둘러앉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원내대표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준비한 인삼정과를 그릇에 담고 있다. 청와대 제공

후식은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삼과 꿀, 대추즙을 10시간 이상 졸여서 직접 만든 인삼정과가 나왔다. 인삼정과는 오찬을 마친 뒤 ‘협치’를 의미하는 조각보에 담겨 원내대표들에게 선물로도 전달됐다. 김 여사는 원내대표들에게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은 손편지도 전달했다.

김 여사가 원내대표들에게 전할 손편지를 쓰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20분가량 진행됐다. 당초 예정된 1시간30분을 넘긴 것이다.

야당 원내대표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고 격의 없이 대화해서 언로가 트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모든 원내대표들이 기대 이상의 만족을 하고 돌아갔을 것”이라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편한 분위기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다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대단히 솔직하고 충분한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