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천 원씩 야금야금..구멍 뚫린 온라인상품권

허효진,우한울 입력 2017.05.19. 20:41

온라인 상품권은 종이 상품권과 다르다.

PC방 온라인 상품권 자판기에서 상품권을 구입하거나 편의점에서 캐쉬카드를 사면 영수증 한 장이 나온다.

온라인상품권의 쓰임은 발행사 직원이 가장 잘 알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수증으로 발행된 온라인 캐쉬 상품권, 할인된 가격으로 유통되는 영화관람권 등은 여전히 약관에서 제외돼 있어 소비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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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수증 달랑 한 장이 온라인 상품권!

온라인 상품권은 종이 상품권과 다르다. PC방 온라인 상품권 자판기에서 상품권을 구입하거나 편의점에서 캐쉬카드를 사면 영수증 한 장이 나온다. 여기에는 개인식별번호(PIN) 번호와 유효기간이 적혀 있다. 이 유효기간 안에 사용자가 온라인 상에서 개인식별번호를 입력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주 사용층인 청소년들은 대부분 이 돈으로 게임 아이템을 사는데, 종이 한 장이 전부여서 잃어버리기 쉽다. 개인 정보가 적혀있는 것도 아니어서 되찾을 방법도 없을뿐더러 바로바로 온라인 상에 입력을 하지 않으면 유효기간을 잊어버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기자가 직접 구매한 온라인 상품권.


■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

한 상품권 발행사 직원은 유효기간이 임박한 상품권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 온라인상품권의 쓰임은 발행사 직원이 가장 잘 알기 마련이다. 발행 관련 업무를 처리하다 알게 된 개인식별번호를 사용해 본인이 직접 온라인 게임 등에 상품권을 등록했다. 그다음 게임 아이템을 산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했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9월부터 6달 동안 이 직원은 2천2백여 차례에 걸쳐 1천1백여만 원을 가로챘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발행사 직원 이모(36) 씨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 17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상품권이 대부분 5천 원에서 1만 원 정도로 소액 단위로 판매돼 유효기간을 잘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노렸다고 말했다.


■ 모바일 상품권은 유효기간 괜찮나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연간 5000억 원을 돌파해 매년 무섭게 성장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불만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4년간(2013∼2016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모바일 상품권 관련 소비자불만 상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유효기간 관련 불만으로, 246건(49.6%)이었다. 다음이 환불 거부 102건(20.6%)이었다. 유효기간이 길거나 유효기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알림을 강화했으면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2015년 ‘신유형 상품권 표준 약관’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 대부분은 유효기간 연장과 환불이 가능하다. 유효기간이 3개월, 1년 정도로 짧긴 하지만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유효기간을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또한 발행자가 유효기간 7일 전이나 만료됐을 때 문자 등으로 그 사실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상품권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신자 계좌에 적립하게 돼 있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로 받는 상품권의 경우에는 수신자의 정보를 알 수 없어 유효기간이 지나면 그대로 사라지는 돈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르면 7월부터 자동환불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우선 수신자의 정보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그게 안되면 상품권을 보낸 사람에게라도 환불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영수증으로 발행된 온라인 캐쉬 상품권, 할인된 가격으로 유통되는 영화관람권 등은 여전히 약관에서 제외돼 있어 소비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다.

허효진기자 (her@kbs.co.kr)

우한울기자 (whw@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