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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장 김이수 지명···'미스터 소수의견' 헌재 중심에

이범준 기자

·헌법재판소장 김이수 지명 | 사회적 약자 위한 판결 정평…여론과 정치의 압력에도 ‘소신’

내년에 개소 30주년을 맞는 헌법재판소의 여섯 번째 소장에 김이수 재판관(64)이 지명됐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김 재판관 소장 지명은 여론과 정치의 압력을 버텨내야 하는 헌법재판의 본질을 일깨운 것이라고 법조계는 평가한다.

김이수 재판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이수 재판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30년 역사의 헌재에는 소수의견으로 기억되는 재판관들이 있다. 군사정부의 악법들에 거침없이 칼을 댄 변정수, 역대 최다 소수의견을 기록한 고 이영모, 생활 질서의 작은 부분에까지 귀를 기울인 조대현 전 재판관 등이다.

그리고 김이수 지명자가 있다. 그의 소수의견은 모질게 살아남은 것들이다. 그래서 21세기의 ‘위대한 반대자(great dissenter)’라고 불린다. 2014년 12월 헌재가 선고한 통합진보당 해산은 우리 헌법재판의 한계를 시험한 사건이다. 김 지명자를 제외한 8명이 해산 인용에 손을 들었다. 이석기 전 의원의 불법 행위와 정당 해산은 다른 문제였다고 헌법학자들은 말한다.

당시 적어도 두 명의 재판관이 기각에 가담하려 했다. 결정문 여러 곳에서 결론을 전환한 흔적이 드러난다. 종북세력 처단이라는 여론의 강력한 압박과 2017년 2월 있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임 소장 임명이 영향을 줬으리라고 법조계는 설명한다. 헌재의 해산 결정에 대해 국제앰네스티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또 다른 신호”라고 우려했다. 김 지명자는 한동안 이 결론의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선고 이후에도 결론을 곰곰이 생각해본다. 왜 나 혼자만 이런 의견인지 생각하다 보면, 혹시 내가 이상한가 싶을 때까지 있다”고 말했다.

김 지명자는 주변과 함께하는 리더십으로 인정받는다. 연구관이 보고서를 가져오면 함께 읽어 나가며 토론하고 지도한다.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한 수준급 마라토너이지만 헌재에서는 직원들을 배려해 속도를 늦춰 달린다. 말수가 적고 소탈한 성격이지만, 흥이 오르면 멋들어진 남도창을 뽑아낸다. 고 박송희 명창에게 배웠다.

헌재 직장협의회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견에 걸맞게 하위직 직원도 인격적으로 대하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들도 “김 지명자의 소수의견은 민주당 추천이어서라고 간단히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용기와 결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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