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한국경제

[사설] 개헌 논의보다 헌법정신 수호가 먼저다

입력 2017.05.19. 18:34 수정 2017.05.20. 00:45 댓글 0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대선 공약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외교 안보 경제 분야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 개헌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기됐던 '반문(反文) 연대'의 유력한 고리도 개헌이었다.

개헌 논의에 앞서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헌법정신에 충실한 국가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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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대선 공약대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개헌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의 개헌 논의 과정에 국민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고, 선거제도 개편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교 안보 경제 분야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 개헌 논의를 서둘러야 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무엇을 위한 헌법 개정인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5년 단임 대통령책임제를 핵심으로 하는 6공화국 헌법이 1987년 제정된 이래 크고 작은 개헌논의가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 개헌론은 권력구조 개편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기됐던 ‘반문(反文) 연대’의 유력한 고리도 개헌이었다.

개헌 논의에 앞서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헌법정신에 충실한 국가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를 기본 가치로 하는 헌법정신이 선거를 치를 때마다 훼손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휘말려 사적 자치와 자유권이 손상되면서 헌법이 하위법에 의해 형해화됐다는 탄식까지 나오는 게 현실이다. 그릇된 문화와 관행을 그대로 둔 채 제도만 고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발상이 개헌론에 들어있는 것이라면 곤란하다.

개헌이 대통령중임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에만 쏠려 정치공학적 타협으로 흘러간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 개개인과 기업의 자율·창의가 발현돼 튼튼한 안보와 경제 번영을 이끌 수 있는 개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무소불위가 된 입법부에 제왕적 권력을 보장하는 정략적인 개헌이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