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기의 트럼프, 美들쑤셔놓고 첫 해외순방길.."죽기살기식 여정"

입력 2017.05.19. 16:00

'러시아 스캔들'로 미국을 들쑤셔놓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순방길에 오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슬람교), 이스라엘(유대교), 이탈리아 바티칸(가톨릭) 등 종교성지를 찾아 화합의 메시지를 던진다는 계획이지만 탄핵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순방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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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스라엘·바티칸 등 종교성지 방문..국내위기 탈출 해법될까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러시아 스캔들'로 미국을 들쑤셔놓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순방길에 오른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이슬람교), 이스라엘(유대교), 이탈리아 바티칸(가톨릭) 등 종교성지를 찾아 화합의 메시지를 던진다는 계획이지만 탄핵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순방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문지는 이슬람교가 탄생한 사우디아라비아(20∼21일)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50여 개 이슬람국가의 지도자들 앞에서 연설한다. 그는 '이슬람 혐오자'란 자신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중동의 다음 방문지(22∼23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 강 서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도 찾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갈등을 봉합하고 평화 협정의 재개를 희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엔 이탈리아 바티칸으로 이동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다.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공약을 두고 두 사람이 대립한 적이 있어 이번 만남에서 앙금을 풀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방문에서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는 "미국의 영향력을 해외에 보여주고 세계 지도자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며 유대교도·기독교도·이슬람교도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세 가지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설명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종교의 화합을 강조할 적절한 인사인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기간 이슬람교도를 적대시한 발언을 공공연히 했고 취임 후에도 일부 이슬람국가를 겨냥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내놓아 비판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사업을 모색한 곳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개인사업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를 고집하며 나토 무용론까지 거론한 바 있다는 점에서 유럽 순방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순방국들과의 관계를 떠나서 미국 내부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떠나는 순방을 두고도 무성한 뒷말들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 러시아 게이트 특검 돌입 등의 난국을 헤쳐나갈 카드로 해외 순방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해외 순방이 위기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다.

미 버지니아대 정치연구소의 래리 새버토 교수는 "이렇게 스캔들로 들쑤셔놓고 첫 해외 순방을 떠난 대통령은 절대 없었다"며 "순방에서의 사진들이 멋지게 나올 수는 있지만 백악관은 그(트럼프 대통령)가 가는 곳마다 함께 할 헤드라인을 바꿔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많은 대통령이 국내 문제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려고 해외에서의 정치력을 이용하곤 했다"면서도 "9일간의 중동·유럽 순방에서 트럼프의 외교 브랜드가 오직 문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잃은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순방을 자신들의 '자리'를 보전할 마지막 기회로 여긴다며 사면초가인 트럼프에게나, 이들 직원들에게나 이번 순방이 '죽기살기(do-or-die)식' 순방이 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