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시킨 힘이 5·18".. 문재인 연설 13분간 25차례 박수
출생일에 아버지 잃은 여성 사연에 문재인, 눈물 닦으며 다가가 안아줘
'행진곡' 화합 의미로 손잡고 불러.. 정우택 "국민적 합의 미흡" 침묵
[동아일보]
문재인 대통령 “아버지 묘에 같이 갑시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1980년 5월 18일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 김소형 씨의 추모사를 들은 뒤 김 씨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18일 5·18 37주년을 맞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기념식의 분위기는 4년 전과 완전히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13분에 걸쳐 기념사를 하는 동안 박수가 25차례 쏟아졌다. 문 대통령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공약도 지키겠다”고 말했을 때 박수 소리가 가장 컸다.
○ 역대 최대 규모 기념식
기념식 참석자는 1만여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대통령 참석 행사의 특성상 그동안은 입장이 제한됐지만 올해는 기본 검색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4년 만이고,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한 것을 포함해 9번째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51분경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서 내려 200m를 걸어가며 시민과 유가족들을 만났다. 역대 대통령들은 행사장 옆 도로에서 내려 50m를 걸었다. 방명록에는 “가슴에 새겨온 역사 헌법에 새겨 계승하겠습니다”라고 썼다.
○ 유가족 사연에 눈물 훔친 대통령
기념공연에서는 김소형 씨(37·여)가 아버지에게 보내는 추모사 ‘슬픈 생일’을 낭독했다. 김 씨는 1980년 5월 18일 전남도청 앞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김재평 씨(당시 29세)는 딸을 보려고 산부인과로 가던 길에 희생됐다. 김 씨는 “때로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행복하게 살았을 거란 생각을 했다.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 모든 아버지들이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다”며 추모사를 읽는 내내 울먹였다. 추모사를 듣던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문 대통령은 퇴장하는 김 씨에게 다가가 15초간 안아줬고 “아버지 묘에 같이 가자”고 위로했다. 김 씨는 문 대통령에게 안겨 흐느껴 울었다. 김 씨는 “아빠가 안아주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김 씨 가족과 함께 김재평 씨 묘를 찾아 참배했고, 다른 희생자 묘역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1시간 20분을 민주묘지에 머물렀다. 묘지 내 765기의 묘에는 ‘追慕(추모)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힌 하얀 리본이 달린 국화가 놓였다.
○ 9년 만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이명박 정부 첫해였던 2008년이 마지막이었고, 이후에는 합창으로 대체됐다. 9년 만의 제창이다. 문 대통령은 이 곡 작곡자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등과 손을 잡은 채 앞뒤로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화합의 의미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손을 잡고 부르기로 결정됐다고 한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들은 “한이 풀렸다”고 말했다. 대선 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가수 전인권 씨는 무대에서 ‘상록수’를 열창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등 일부 참석자는 입을 꾹 다문 모습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5·18 민주영령에 대한 추념의 마음은 변함없지만 제창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부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보훈·보수단체는 이 노래 제창에 반대하고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 / 광주=이형주 / 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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