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화문 대통령 시대' 앞둔 공무원들 소곤소곤 뒷담화 들어보니
"조심스런 공무원들 스타일상 대통령이 근처로 오면 위축될듯"
광화문 떠나 세종청사 가길 은근히 기대하기도
"세종시에 가면 아파트 우선분양권도 챙겨준다던데"
"미래부가 세종으로 갈테니, 금융위는 과천으로 가지 않을까"
"세종시엔 지금 입주 공간 없으니 한동안은 서울에 있을 수도"
"대통령이 광화문 오면 불편은 하겠지만 감수해야"
"공약 지키는 건 좋지만 경호문제 어떻게 할 지 궁금해"
행자부 측 "내부검토중이나 구체안 결정된 거 없다"
“세종청사로 옮겨가는 것을 모두가 다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요즘 세종시 생활여건이 이전보다 좋아졌다잖아요. (공무원에게) 세종시 아파트 분양우선권도 준다니 그런 건 분명히 메리트죠.” (정부서울청사 본관 근무 공무원)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오면 대부분 지금 청사 건물에서 방을 빼야 할 텐데 가면 어디로 갈 것 인가, 광화문에 집무실을 두는 게 맞기는 한 것이냐, 세종시로 내려가면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하나, 혼자만 가야 하나 등 대화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에 광화문 집무실 공약에 대해 ‘2017년에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 예산에 반영해 2019년 이전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공무원들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대통령이 워낙 '광화문 시대'를 강조하고 있어 이전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로 가장 유력한 건물은 정부서울청사 본관(19층ㆍ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209)이다. 이 건물에는 행정자치부ㆍ통일부ㆍ여성가족부ㆍ금융위원회 등이 입주해 있다. 외교부가 청사로 쓰고 있는 정부서울청사 별관(18층ㆍ서울 종로구 사직로 8길 60)도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가장 큰 관심사는 어디로 갈 것이냐. 행자부나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세종시 이전과도 맞물려 있다. 따라서 세종시가 이전 지역으로 주로 거명되지만 과천도 자주 언급된다. 과천을 거론할 땐 공무원들 얼굴에 ‘희망’도 느껴진다. 지리적으로 사실상 서울생활권이고 교육·환경 등 생활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한 중간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면 정부서울청사 본관을 비워줘야 할 수밖에 없을 거다. 경호 문제도 있고 하니 상당 부분을 비워야 할 거다. 대통령 집무실과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건 우리도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럼 금융위는 어디로 가게 될까. 일단 미래부가 세종시로 가는 건 확실해 보인다. 그럼 과천청사가 비지 않을까. 그 자리로 들어가면 딱 맞을 듯하다.”
또 다른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은 “광화문으로 옮기는 공약을 지키는 것은 괜찮지만 경호 문제, 그리고 유사시 북한의 공격을 받을 상황에 대한 방어 문제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특히 청와대는 북악산이 북한 방사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광화문 청사는 북악산과 같은 자연 방어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것(대통령 안전)을 희생하고도 국민과의 소통을 하시겠다는데… 나 같은 공무원이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위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청사 관리 주무부처인 행자부 측은 “청사 이전에 필요한 관련 사항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염태정ㆍ차세현ㆍ한애란 기자 yonnie@joongang.co.kr
▶ 86 대표주자 우상호 "'싸가지 없고 무능' 오명 없애려···"
▶ [단독] '광화문 시대' 앞둔 공무원들 "솔직히 좀···"
▶ 대선 밤 9시, 한국당 갔더니···참패한 정당 표정 맞나
▶ "예수님 철저히 가난했는데···요즘 韓 교회는 돈 섬긴다"
▶ 유시민 "文대통령 보며 좀 놀랐다, '샤이'한 사람인데···"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체복무제 도입하라"..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옥중 기자회견'
- [단독]"문 대통령 남동생도 원양상선 선장이라는데.."
- 자유한국당 "광화문 촛불집회 못하게 해달라" 가처분 신청..법원 '기각''
- [포토중앙] 광화문 봉축등 점등..'차별 없는 세상,우리가 주인공'
- 광화문 빌딩서 고공 농성 하던 노동자들, 27일만에 지상으로
- "오빠폰에 몰카" 與의원실 비서 여동생이 신고
- 김환기에 이우환까지···300억 경매 나온다
- 은지원, 제주 카페서 6명 모임 논란···"반성"
- '슬의생'이 '슬의생' 했나···장기기증 등록 11배로
- 26살 아이콘 바비 다음달 아빠 된다,깜짝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