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7주년]"훼손됐던 '광주정신' 되살려야".."철저한 진상규명" 목소리 분출

강현석·최인진·박태우·이종섭 기자 입력 2017. 5. 18. 22:54 수정 2017. 5. 1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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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자리 모인 야4당 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부터)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헌법 명시” 등을 약속하면서 5·18 정신을 국민 화합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국에서 힘을 얻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오월과 촛불의 승리 위에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으며, 민주정부 수립과 이 땅의 민주화도 오월의 희생과 투쟁으로 이룩된 것”이라면서 “발포 명령자와 헬기사격 진상규명, 왜곡을 막기 위한 특별법 등이 만들어지면 광주가 다른 지역에 먼저 손을 내밀겠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후식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은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 보고서를 내 5·18 폄훼와 왜곡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면서 “5·18의 위상이 굳건해지고 국민들이 이를 모두 받아들이게 될 때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곳곳에서도 “그동안 훼손된 광주정신을 정상으로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폄훼하고 훼손한 광주정신을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되살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세구 집행위원장은 “전 정권은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하지 못하게 했는데 이날 모든 시민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5·18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 정신이 이어져 박근혜 탄핵과 촛불혁명을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일반석에 앉은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일반시민석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광주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국민 화합을 염원하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90)는 “광주의 희생자들은 역사적인 피해자들”이라며 “새 정부에서 진상규명을 해 피해자들의 원혼을 달래고, 또 올바른 역사를 후세에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참가한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화합해야 한다. 희생자들의 뜻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혁 대구참여연대정책팀장은 “이번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역사왜곡을 일삼는 적폐 세력과 단호히 싸워나가겠다는 선언적 의미도 담겨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5·18기념식의 전국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희인 5·18민중항쟁기념 대전·충남행사위원회 집행위원장은 “5·18이 광주를 중심으로 일어나긴 했지만, 전국화하지 못한 측면이 아쉽다”며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국가기념일의 위상에 맞는 기념사업 등을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5·18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도 이번 기념식을 보며 5·18의 가치를 되새겼다.

대학생 문예은씨(25·경기 화성시)는 “아빠가 5·18 당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녀 그동안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발간과 발포 책임자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늘 5·18을 맞았는데 대통령 참석과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당연한 것이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진영씨(35·경기 안산시)도 “5·18 이후 태어나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당시 계엄군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항거했던 광주 시민들을 총, 칼로 진압한 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새 정부가 4·16 세월호 진상규명과 함께 5·18 진상규명으로 과거 청산과 올바른 역사 세우기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씨(61)는 “오늘 5·18기념식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국가의 참모습과 품격을 봤다”면서 “상처 난 국민들의 마음을 더 다독이고 섬기겠다는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도 5·18민주화운동 3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5·18 서울기념사업회가 주최했다. 주최 측은 ‘전두환 회고록’과 관련해 민주화운동 왜곡비방 방지법 입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강현석·최인진·박태우·이종섭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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