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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광주 정신을 기리는 방식…눈물과 노래(종합)

유족 사연에 눈물…예정 없이 다가가 안아주기도
유연한 경호…역대 최대 규모 1만명 참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박준배 기자, 유기림 기자, 최문선 기자 | 2017-05-18 19:15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눈물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광주 정신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 이후 4년 만의 참석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사흘째인 지난 12일 5·18 기념식 제창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해 부르도록 관련 부처에 전격 지시했던 만큼 여느 때보다 대통령의 5·18 기념식 참석에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장소에 도착해 방명록 작성,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묵념, 헌화 분향 등 의례적인 식순을 밟았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가슴에 새겨온 역사, 헌법에 새겨 계승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여느 기념식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은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발표한 뒤 유가족이 편지를 낭독하기 시작한 때부터 달라졌다.
1980년 5·18 당시 탄생 당일 계엄군으로부터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끝난 후 '슬픈 생일'이라는 제목의 추모사 겸 선친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문 대통령은 김씨가 편지를 읽어내려가자 눈시울을 붉히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편지를 다 읽은 김씨는 눈물을 흘리며 연단을 내려가는 순간 문 대통령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김씨와 악수하고 10여초간 안은 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자리로 돌아왔음에도 손수건으로 계속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후 가수 권진원씨가 전국 16개 시도 대표 대학 교수들과 '그대와 꽃피운다'를,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공개 지지한 가수 전인권씨가 '상록수'를 불렀다.

문 대통령은 기념 공연 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나섰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8년 제창 이후 9년 만에 기념식에서 한목소리로 울려퍼졌다.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해당 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과 정세균 국회의장 등 양옆 참석자들과 손을 잡은 채 앞뒤로 살짝 흔들며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편지낭독을 들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편지낭독을 들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기념식을 마무리한 문 대통령은 김 처장 등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윤 열사 묘 앞에서 김 처장으로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CD를 받아 묘에 올려놓고 넋을 기렸다.

아울러 기념 공연의 주인공이었던 김씨 선친 고 김재평씨의 묘역과 행방 불명 묘역도 참배했다. 김씨가 부친 묘역에서 울먹이며 "우리 아빠 같다"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아버님께서 숭고한 일을 하셨다. 그동안 혼자 찾아뵙고 했을텐데, 오늘 국민들 앞에서 제대로 인사 한 번 했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외에 참배하지 못한 모든 묘역에 '근조 대통령 문재인' 리본이 달려 있는 국화꽃을 헌화하도록 했다.

한층 턱을 낮춘 유연한 대통령 경호도 눈에 띄었다. 입장부터 달랐다. 문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이 경호 등 이유로 기피한 묘역 정문인 '민주의 문'을 지나 기념식장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유족 김씨를 위로하러 무대에 다가갔을 때도 경호팀은 당황한 눈치였으나 제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광주 지역 5·18 민주화운동 단체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경호실장에게 "힘들었겠지만 (내가) 국민에 다가가니 좋아하시지 않느냐"라고 물었고, 이에 경호실장은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만반의 경호대책을 수립해서 시행했다'고 보고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공식 기념 행사인 이날 기념식에선 국가보훈처에 신청해 허가받는 비표가 사라졌다. 대신 누구나 기본적인 검색 절차를 거쳐 입장하는 개방 행사로 치러졌다. 좀 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좌석을 4000석에서 2000석으로 줄여 좁은 공간이 최대한 활용됐다.

그런 만큼 이번 5·18 기념식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기념식 시간도 53분으로 최장이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읽는 동안 시민들은 23회의 박수를 보내 열렬히 화답했다.

이 자리엔 문 대통령과 정 의장 외에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와 유가족, 5월 단체 회원,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3·15 의거기념사업회, 4·19 혁명 관련 단체, 4·3 유족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세월호 4·16 연대, 시민 등이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7.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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